삼성전자가 한국의 디지털 산업 선두주자라면 일본 디지털 산업의 선두주자
는 소니다.

지난 70년대 "워크맨"으로 세계 오디오 시장을 석권했던 소니는 최근
정보통신 게임기 영화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하지만 소니의 주력은 여전히 전자제품이다.

국내 삼성전자와도 전자제품시장에서 자주 맞부닥치고 있다.

지난해 소니의 전자제품 매출액은 3백62억달러.

전체 매출액(5백56억달러)의 64%다.

품목별로는 마이마이등 오디오가 89억달러(24.6%)로 가장 많다.

이어 비디오 80억달러(22.3%), TV제품 58억달러(16.1%) 정보통신제품
76억달러(21%), 전자부품 58억달러(16%) 등의 순이다.

소니 제품중 캠코더는 "제2의 워크맨"으로 불릴 정도로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액정화면을 채용해 화면을 보면서 촬영하도록 만들어진 이 제품은 캠코더
시장의 한계를 넓혔다는 평을 받고있다.

TV등 가전제품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소니는 디지털TV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했다.

현재 미국 디지털TV 시장에서 소니는 삼성전자 LG전자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소니는 최근 국내에도 디지털TV 완전평면TV 캠코더등을 대량으로 들여와
국내 업체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소니가 세계적 전자회사로 성장한 것은 이 회사의 마케팅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최대 자산은 소니라고 하는 브랜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널리
알려져있다.

회사 이름이 이렇게 알려진 데는 제품의 기술력이 뛰어난 점도 있지만
브랜드가 간단하면서도 친근감 있기 때문이다.

모리타 아키오 설립자가 지은 소니는 음의 어원인 라틴어 소누스(SONUS)와
귀여운 아기라는 의미의 소니보이(SONNY BOY)를 합성한 말이다.

작은 음악제품을 만드는 귀여운 회사라는 의미인 셈이다.

소니는 지난 80년대후반 엔고등의 영향으로 극심한 실적부진에 시달렸다.

그 결과 94년에는 3천억엔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95년 이데이 노부유키 현 사장이 취임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이데이 사장은 일종의 사업부제인 컴퍼니제를 도입했다.

또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의 임원을 교체하는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들어서는 주주중시 경영을 펼치는등 서구의 경영방식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 결과 소니는 96년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엔 5백66억달러의 매출에 28억달러의 영업이익과 14억9천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