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 고객들이 선망하는 수입명품 브랜드 "샤넬"이 한국 백화점업계의
1등점포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의외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6일 백화점및 패션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지난 8월말 롯데본점에 백화점내의
단일 매장으로는 최대규모인 80평짜리 전용 코너를 냈으나 9월중 하루평균
매출이 2천만원을 밑돌아다른 백화점의 샤넬 매장에 크게 뒤지고 있다.

이는 갤러리아 압구정점 명품관내의 샤넬 매장이 70평 규모에 하루평균
3천만~3천5백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영업효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추석 이후에는 "오픈직후의 특수효과"마저 사라져 하루 매출이
1천만~1천5백만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판매품목에서도 평균 3백만원대인 의류 보다는 50만~1백만원대의 잡화류
가 주종을 이뤄 객단가(고객 1인당 구입액)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샤넬은 롯데가 국내 최고 백화점의 자존심을 접고 매장 수수료율을 다른
브랜드의 절반 수준인 15%만 받고 모셔온 "귀하신" 몸이다.

그러나 초반 매출이 예상외로 저조하자 양측은 비상이 걸렸다.

샤넬은 이에따라 주 고객층인 연예인들을 롯데매장으로 끌어들어기 위해
이색 판촉행사를 여는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샤넬은 최근 김희선 최지우등 인기 연예인 27명에게 구두 한짝만이 든
소포를 발송한 뒤 이를 들고나온 연예인들에게 나머지 한짝을 무료 증정하는
이색카드를 동원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고정고객 확보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샤넬의 롯데 입성으로 고객이탈을 우려해 바짝 긴장했던 갤러리아측은
"한달이 더 지났어도 매출에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유를
되찾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샤넬이 롯데에서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 VIP고객이
유동인구가 많은 대중적 점포를 기피한다는 점을 꼽고 있다.

특히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수 밖에 없는 연예인은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대중백화점 보다는 독립된 명품관등 은밀한 쇼핑 공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 윤성민 기자 smyoon@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