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4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송달호
국민은행장 등 11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벌였다.

여야의원들은 이날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과 증인들을 상대로 <>야당 후원회
계좌추적 <>은행합병 및 구조조정 <>두산그룹 합병비리 의혹 <>선물거래소
설립비리 의혹 등 4가지 사건을 집중 추궁했다.

답변에 나선 김진만 한빛, 위성복 조흥, 김정태 주택, 송달호 국민은행장
등은 "연말결산에서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여신의 60%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 자산운영의 건전성을 유지하겠다"고 답하고 "그러나 이로인해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워크아웃 기업들을 당장 퇴출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계좌추적 공방 =한나라당 후원회 후원금 계좌추적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등의 금융거래정보요구건수가 98년 13만8천3백93건으로 97년보다 43.8%
급증했고 올들어 8개월동안만 12만8천7백83건에 달한 점이 논란의 대상이었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계좌추적이 급증한 것은 한나라당 후원금 추적
때문이 아니냐"며 포문을 연후 "검찰에 의한 계좌번호의 금융거래정보 요구가
세풍관련인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며 계좌추적에 협조한 조흥은행 위성복
행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에대해 국민회의 국창근 의원은 "단순히 금융거래정보요구건수의 증가를
문제삼는 것은 정략적 의도나 다름없다"며 "고도로 지능화된 탈세와 내부거래
분산입금과 수시입출금등을 반복하는 불법행위를 추적하기 위해선 추적계좌수
가 몇 배 많아진다"고 금감위를 옹호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정보제공의 남용을 막기
위한 통제장치는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은행합병 및 구조조정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진만 한빛은행장과 신복영
서울은행장이 여야의원으로부터 직격탄을 받았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은 김 행장에게 "한빛은행의 총여신 대비 무수익여신
비율이 지난 3월말 현재 5.8%에서 6월말엔 6.0%로 높아져 여신 건전성이
악화된 이유가 뭐냐"며 "보다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해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 5조7천7백35억원을 신속히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채영석 의원도 "금감위가 제일.서울은행 처리의 잘못으로 10조원
가까운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최대 9조원의 공적자금
추가투입을 막을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권영자 의원은 "지난해 1월 서울은행에 정부보유 한전주식 7천5백
억원을 현물출자하면서 금감위는 "이번 출자로 서울은행의 BIS비율은 8%이상
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지난 6월말현재 서울은행의 BIS비율은 -10%였다"
며 "서울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계획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한
황당한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권 의원은 한빛은행에 대해서도 "지난 8월말 신탁자산에 포함된 대우채권의
규모를 살펴보면 한빛은행이 1조3천7백55억원으로 다른 시중은행의 2배이상이
다"며 "이는 대기업의 부실은 은행이 떠맡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 두산회장 불출석 논란 =이날 증인으로 출석키로 한 박용오 두산 회장이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참하자 여야의원들이 앞다퉈 강경입장을 제기, 냉각
기류가 형성됐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은 "박 회장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동행명령권을 발부하자"고 제안했다.

또 "고발조치하자"(한나라당 김영선 의원), "출국을 금지해야 한다"(한나라
당 이사철 의원)는 주장도 나왔으나 ''15일까지 출석하라''는 내용을 담은
2차 경고장을 보내는 선에서 여야가 합의, 일단락됐다.

박 회장이 불참함에따라 이날 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김철중 (주)두산주류BG
전무와 한일성 두산신협 이사장를 상대로 이뤄졌다.

이석현 의원은 김 전무에게 "투산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어느 기업보다도 많다"며 그 이유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또 "두산 신협 등 대주주들이 일방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합병을 밀어붙이면
서 소액주주들이 재산상의 손실을 보게 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두산음료과 오비맥주의 합병
무효소송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주식시세로 산출한 합병비율이 1대1.1537이지만 자산평가를 기초로 산출된
합병비율은 1대24.5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따져 두산음료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집중 부각시켰다.

<> 선물거래소 설립비리 의혹 =한나라당 김도언 의원은 선물거래소의
전산시스템 계약체결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김 의원은 권승우 전 선물거래소 설립준비단장에게 "한국IBM-OM의
전산시스템을 선정한 경위가 뭐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또 단장인 권씨가 당시 연봉을 제외하고 쓸 수 있었던 돈이
기밀비를 포함해 1억2천만원에 달한다며 이는 현직 대통령의 봉급과 업무
추진비 판공비를 합친 월 1천5백40만원의 8배에 달한다며 방만한 운영비
집행도 따졌다.

같은 당 이사철 의원은 "전산시스템 도입과정에서 한국IBM제안을 채택해
1백54억원이 소요됐으나 한국증권전산의 경우에는 88억원으로 가능하다고
제안했다"며 "한국 IBM과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추궁했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도 "선물거래소의 전산시스템 도입과 관련한 총
투자자금이 1백54억원인데 그중 환차손이 10%가 넘는 16억원인데 왜 환차손이
이렇게 많이 발생했는가"라며 선물시장을 통한 헷지거래를 해 놓았다면
환차손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최명수 기자 meson@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