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사고로 강력한 제재를 받았던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대규모의
탈세혐의로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지난 37년간 "한국의 날개"로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대한항공이 이번엔
세금문제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 "막바지까지 온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대한항공은 그동안의 사고 때문에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국내
주요노선의 운항편수를 20% 감축당한 상태다.

이로인해 대외이미지 실추와 함께 매출감소로 6개월간 4백억원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또 포항사고와 관련해 올해 7월부터 6개월간 서울~포항간 노선의 운행을
50% 줄이기도 했다.

아직도 중국 상하이 화물기 추락사고에 대한 진상조사와 제재를 남겨
놓고 있다.

여기에다 "오너경영 체제 포기"라는 치명타까지 받았다.

정권 수뇌부에서 "오너경영의 잘못된 표본"이라는 질타와 함께 대주주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데 덥친 격으로 닥친 국세청의 탈세추징과 고발조치는
대한항공의 경영에 엄청난 시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직원들은 공중분해를 우려하기도 한다.

벌써부터 여행사들은 대한항공의 장래를 염려하는 문의를 하고 있다.

혹시나 계약을 지키지 못할 경우 자신들도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에게 주는 이미지는 또한번 실추되게 됐다.

사고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그동안 각고의 노력을 펼쳤지만 이번
국세청의 발표로 회사 이미지는 전보다 더 심한 먹칠을 당하게 됐다.

국제적인 이미지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사고 많은 항공사로 인식되고 있는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법인과
대주주가 세금포탈과 외국환관리법 위반으로 고발됨에 따라 항공협력
관계에도 차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