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의 수입증가율 40%는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높다.

산업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중 수출은 1백20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11.8%가 늘어난 반면 수입은 1백1억5천2백만달러로 40.0%가
늘어났다.

월간 수입이 1백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6월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이지만
증가율이 40%를 넘어선 것은 지난 95년 6월의 42.8%이후 51개월만이라고 한다

물론 수입증가율이 높다해서 그 자체만으로 좋지못한 현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않다.

지난해 9월의 수입증가율이 마이너스 37.2%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수입규모는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9월수준을 회복한데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볼 것은 2년전 당시의 수입이 적정수준이었느냐는
점이다.

97년 당시의 무역은 막대한 적자기조를 보였고, 따라서 수입의 거품이
많았었다는 점은 인정할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지난달 수입증가율 40%가 결코 적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내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어느정도의 수입증가는 불가피하고, 특히
수출증가의 동반으로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확대균형을 이뤄나가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에 훨씬 못미치고 있고, 특히 수입증가율이
매월 높아지고 있는 최근의 무역동향은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높은 수입증가율도 문제지만 그 내역을 들여다 보면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지난 9월중 소비재수입증가율은 59.8%로 원자재수입증가율 40.7%보다 훨씬
높다.

이는 지난달 수입급증 현상이 단순히 원유등 국제원자재의 가격상승에 따른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산업자원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신발 화장품 등 비내구소비재 수입은
1백2%가 증가했고, TV 승용차 운동용기구 등 내구소비재도 1백7%가 늘어났다.

한마디로 경기회복속도를 훨씬 웃도는 과소비 현상이 확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가질수밖에 없다.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엔고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 등
우리 스스로 통제할수 없는 해외요인에 의한 수입증가 압력이 쉽게 해소되기
를 기대하기 힘든 현실에서 국내 과소비에 의한 수입수요 유발까지 가중된다
면 자칫 무역수지가 지금의 흑자에서 적자기조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난달 무역흑자가 17억달러에 달하는 등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되지만 수입내용등을 좀더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하다면 신속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소비가 미덕일 수는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