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PEC 정상선언문 의미 .. 유장희 <국제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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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희 <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
뉴질랜드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가 폐막됐다.
이 회의는 회원국들과 전세계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리라.
하나는 이 기구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지난 날을 결산해보고 아.태지역의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비전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 하나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다룰 의제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이다.
먼저 정상들은 그동안 소홀히 했던 회원국들간의 거시경제정책 협조체계를
강화시켜 나감으로써 경제협력기구로서의 존재의의를 높이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각국 경제의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기업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와 보호주의적 장치를 제거함으로써 향후 더 건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APEC의 설립취지중 가장 큰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원활화를 확실하게 추진하자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94년 보고르 선언, 95년 오사카 선언 등에서 채택한 자유화의 목표와 그
구체적 행동계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 하나의 핵심사항인 경제기술 협력분야에서도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었다
각국 주민의 번영과 역내 국가간의 발전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진.
개도국간에 발전의 노하우, 기술의 응용법 등이 역내의 공공재로서 국경을
초월해 활용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력분야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각국이 민감한 분야라고 여기는 농업
부문에 대해 무조건 시장개방 일변도로만 가지 말고 새로운 식량공급체계
개발, 농촌인프라 확충, 식품가공의 기술전파 등을 병행해서 추진할 것을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다음은 WTO 및 세계경제 전반에 있어서의 APEC 정상들의 리더십이다.
먼저 이들은 APEC이 세계 전반의 신무역질서 형성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함을 재확인했다.
또한 세계 전반의 금융질서 안정과 위기예방 및 위기관리의 능력제고를
강조했으며 오는 11월 WTO 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새협상과정)를 개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3년이라는 시한도 정해주었으며 이 기간내에 선진국의 이해만이 아니고
개도국들의 사정도 충분히 감안한 광범위하고 균형있는 결론이 도출되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이면에 몇몇 정상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했던
구상이 반대에 부딪쳐 선언문에 채택되지 않은 것도 몇 개 있다.
하나는 싱가포르 등이 주동이 되어 제안한 보고르선언의 확대이다.
즉 일찍이 APEC은 94년도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역내
선진국은 2010년까지, 그리고 역내 개도국은 2020년까지 자국의 시장을 완전
개방할 것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WTO에서는 자국시장의 완전
개방 및 관세.비관세 철폐의 목표연도를 설정한 일은 없다.
이번 APEC정상회의에서 이를 WTO회원국 전반으로 확대하자는 결의를
했더라면 세계무역의 완전자유화는 훨씬 빨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멕시코 등이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정상선언문에
채택되지 못했다.
또 하나는 금융규제에 관한 것이다.
캐나다와 홍콩 등에서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와 감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투기는 자유이므로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으나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라야 하므로 국제금융질서 유지와 개별국가의 시장안정성을 위해 어느 정도
책임을 묻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과 싱가포르측에서 반론을 제기했다.
규제와 간섭보다는 은행산업의 건전성 유지가 더 중요하며 비은행 금융기관
의 파생상품 추이에 대해 예의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제기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역할이 크게 돋보인 분야는 새천년을
맞는 아.태지역 경제가 구습을 털고 신지식과 신기술을 기반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경제구조로 거듭날 것, 그리고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국가간
계층간 소득격차를 해소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경주해야 된다는 점을 역설한
대목이다.
첫번째 발언자로서 이 모든 주제를 과감히 제시했으며 대부분이 채택돼
정상선언문에 포함됐다는 점을 특기하고자 한다.
-----------------------------------------------------------------------
<>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텍사스A&M대 경제학박사
<>한국 APEC학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
뉴질랜드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가 폐막됐다.
이 회의는 회원국들과 전세계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리라.
하나는 이 기구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지난 날을 결산해보고 아.태지역의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비전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 하나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다룰 의제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이다.
먼저 정상들은 그동안 소홀히 했던 회원국들간의 거시경제정책 협조체계를
강화시켜 나감으로써 경제협력기구로서의 존재의의를 높이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각국 경제의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기업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와 보호주의적 장치를 제거함으로써 향후 더 건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APEC의 설립취지중 가장 큰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원활화를 확실하게 추진하자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94년 보고르 선언, 95년 오사카 선언 등에서 채택한 자유화의 목표와 그
구체적 행동계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 하나의 핵심사항인 경제기술 협력분야에서도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었다
각국 주민의 번영과 역내 국가간의 발전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진.
개도국간에 발전의 노하우, 기술의 응용법 등이 역내의 공공재로서 국경을
초월해 활용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력분야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각국이 민감한 분야라고 여기는 농업
부문에 대해 무조건 시장개방 일변도로만 가지 말고 새로운 식량공급체계
개발, 농촌인프라 확충, 식품가공의 기술전파 등을 병행해서 추진할 것을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다음은 WTO 및 세계경제 전반에 있어서의 APEC 정상들의 리더십이다.
먼저 이들은 APEC이 세계 전반의 신무역질서 형성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함을 재확인했다.
또한 세계 전반의 금융질서 안정과 위기예방 및 위기관리의 능력제고를
강조했으며 오는 11월 WTO 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새협상과정)를 개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3년이라는 시한도 정해주었으며 이 기간내에 선진국의 이해만이 아니고
개도국들의 사정도 충분히 감안한 광범위하고 균형있는 결론이 도출되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이면에 몇몇 정상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했던
구상이 반대에 부딪쳐 선언문에 채택되지 않은 것도 몇 개 있다.
하나는 싱가포르 등이 주동이 되어 제안한 보고르선언의 확대이다.
즉 일찍이 APEC은 94년도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역내
선진국은 2010년까지, 그리고 역내 개도국은 2020년까지 자국의 시장을 완전
개방할 것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WTO에서는 자국시장의 완전
개방 및 관세.비관세 철폐의 목표연도를 설정한 일은 없다.
이번 APEC정상회의에서 이를 WTO회원국 전반으로 확대하자는 결의를
했더라면 세계무역의 완전자유화는 훨씬 빨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멕시코 등이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정상선언문에
채택되지 못했다.
또 하나는 금융규제에 관한 것이다.
캐나다와 홍콩 등에서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와 감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투기는 자유이므로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으나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라야 하므로 국제금융질서 유지와 개별국가의 시장안정성을 위해 어느 정도
책임을 묻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과 싱가포르측에서 반론을 제기했다.
규제와 간섭보다는 은행산업의 건전성 유지가 더 중요하며 비은행 금융기관
의 파생상품 추이에 대해 예의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제기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역할이 크게 돋보인 분야는 새천년을
맞는 아.태지역 경제가 구습을 털고 신지식과 신기술을 기반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경제구조로 거듭날 것, 그리고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국가간
계층간 소득격차를 해소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경주해야 된다는 점을 역설한
대목이다.
첫번째 발언자로서 이 모든 주제를 과감히 제시했으며 대부분이 채택돼
정상선언문에 포함됐다는 점을 특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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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텍사스A&M대 경제학박사
<>한국 APEC학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