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관 < 경영기획실 홍보팀장 >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직장인을 상징하는 것들도 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직장인의 상징은 와이셔츠와 낵타이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직장인들이 반바지를 입고 다니면 어색하게 보는 눈길이다.

"어색"하다는 것은 무언가 맞추어진 틀에서 일탈했기 때문이다.

어색한 만큼 해방감도 크다는 얘기다.

그래서 "웅진코웨이개발 축구회"는 반바지 유니폼을 유난히 즐겨 입는지
모른다.

우리 축구회원은 모두 33명이다.

대표이사에서 평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급과 연령대로 구성되어 있다.

모임의 막내 이관훈 사원은 "사무실에서 긴장하며 일 할 때와는 달리 운동장
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상사들과 선배들을 대할 땐 마치 형님이나 삼촌같은
느낌이 들어 좋다"고 말한다.

우리 축구회는 매월 첫째, 셋째주 토요일에 정기모임을 갖는다.

해마다 전국 직장인 축구대회에 열심히 참가해 왔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적
은 못 내고 있다.

올해는 39쇼핑과의 예선전에서 경기 내용상으로는 앞섰으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분패했다.

이후 기술력 강화와 체력보강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력 보강을 위해 전 국가대표 감독이기도 한 이회택 한양대
감독을 특별 초빙, 기술자문을 받기도 했다.

세상에는 갖가지 운동과 취미가 있다.

그러나 축구는 가장 남성다운 운동이요, 취미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다치기 쉽고 과격한 운동이라며 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다.

다치는 것은 대부분 요령이 없어 다친다.

체력증진에 이 이상의 운동은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 축구회가 겪었던 일 하나-.

청계4가 축구회와 시합을 가졌는데 상대팀 평균나이가 우리보다 훨씬 많아
보였다.

우리들은 나이가 젊으니 체력전에서 우세할테고 그러니 경기는 하나마나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시합을 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우린 열심히 뛰었지만 이른 바 조직력에서 크게 밀렸다.

물론 대패했다.

끝나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상대팀선수들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이상 된 베테랑급이었다.

그 게임을 계기로 우리회원들은 축구라는 게 힘으로 밀어 부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더욱 열심히 뛸 것을 다짐하며 우리 축구회의 건승을 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