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의 성공사례를 들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기업이 제너럴일렉트릭
(GE)이다.

6시그마의 선구자는 모토로라이지만 그 이상으로 6시그마를 성공시킨 곳이
GE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GE의 성공에는 잭 웰치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데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는 모토로라보다 나중에 시작했지만 몇년의 세월이 걸리더라도 해내고
말겠다는 정열로 밀어부쳐 6시그마를 철저히 GE화했다.

6시그마가 성공하려면 이처럼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리더십이 전제된다.

국내에서도 정몽구 현대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앞장서
6시그마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6시그마를 국내 기업화할 수 있는 것이다.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리더십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왜 6시그마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기업구성원 전원의 이해다.

수많은 경영혁신활동의 홍수 속에서 6시그마도 그냥 흘러가버릴 혁신운동
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곤란하다.

우리 기업의 수준을 시그마수준과 같은 척도를 이용해 정직하게 측정한 뒤
현재의 정확한 품질수준을 널리 알려 전사적인 위기의식과 도전의식을
자극해야 한다.

그런데 도입단계부터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6시그마를 성공한 기업들은 6개월에서 1년정도 사전 준비기간을 거쳐
자사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난 뒤 시작했다.

6시그마가 성공했다고 생각되는 시점까지 보통 4~5년이 걸렸다.

6시그마는 이처럼 장거리 경주다.

GE는 예외적으로 2년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는 최고경영자와 GE의 독특한 기업문화의 결과다.

그러나 GE도 사전에 많은 준비를 했다.

준비없이 당장 실시하면 성공가능성은 그만큼 작아진다.

세번째는 데이터에 의한 관리다.

6시그마에서는 개선의 도구로 통계적 방법들이 많이 사용된다.

이들 통계적 도구들은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는 사실 그대로의 데이터이자 분석할 수 있는 형식을 갖춘 데이터다.

6시그마를 도입하는 기업들은 데이터분석 방법론을 많이들 배우지만 정작
이를 적용할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다.

잘 정의된 문제에서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지만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배우지 못한다.

투명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체계는 아주 시급히 갖춰져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도 사람이 사실을 감추기로 하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다.

정직한 데이터가 필요하며 정직한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많은 품질관련지표의 허구를 직시하고 6시그마의 공통척도인 시그마 수준
으로 통일하려면 이전의 잘못을 그대로 인정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도 필요
하다.

데이터 수집체계에 대한 검토와 정비는 6시그마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6시그마가 성공하기 위한 또다른 요소는 교육과 훈련을 통한 전문가의
양성이다.

다른 어떤 경영혁신 프로그램보다도 6시그마는 교육 훈련이 강조된다.

GE의 경우 전사원이 자신에 해당하는 6시그마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규정된
프로젝트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승진대상에서 제외하고 보너스 등에서 불이익을 줄
정도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핵심요원인 블랙벨트는 신분이 안정되도록 고려해 줘야 하며 누구든
블랙벨트가 되고 싶어하도록 대우해야 한다.

6시그마 성공을 위한 다섯번째 요소를 꼽자면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의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형태로 6시그마가 적용될 수 있도록
6시그마를 맞춰야 한다.

기업의 구성원들이 6시그마는 매일 아침에 하는 부서회의나 식사와 마찬가지
로 일상생활의 하나라고 인식하도록 기업문화를 바꿔야 한다.

한편 대기업 등 협력업체로부터 재료나 부품을 공급받는 기업은 협력업체
의 6시그마 프로그램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결함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불안정한 재료와 부품
이기 때문이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