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자본주의 혁명] (2) '시장민주화'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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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백3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완구시장.
얼마전까지만 해도 토이자러스와 월마트가 양분하다시피 했다.
경쟁 전략을 수립하기도 그만큼 수월했다.
신경쓸 대상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e토이즈라는 복병이 출현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완구를 판매하는 e토이즈가 설립된 것은 지난 97년 10월.
출범 2년도 안돼 완구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작년 상반기 53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올 상반기에는 2천2백90만달러로
치솟았다.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월마트와 토이즈러스는 초비상이 걸렸다.
서적 유통업계에서 반즈 앤드 노블이 치르는 고통을 바로 곁에서 지켜 봤기
때문이다.
수십년동안 서점업계 부동의 1위업체로 군림해 온 반즈 앤드 노블은 신생
인터넷 판매업체인 아마존에 의해 혼쭐이 나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파워를 간과한채 대응을 늦췄다가 고객들을 대거 아마존
에 빼앗겼다.
토이즈러스는 부랴부랴 지난 4월부터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월마트도 연내 온라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이 극복하기 힘든 한가지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개척자(first mover)는 e토이즈라는 사실이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기존의 비즈니스와 달리 누가 개척자이냐에 따라 시장
점유율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난다.
미국 최대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도 이런 개척자 효과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후발 업체인 찰스 슈왑의 승승장구하기 때문이다.
재래식 증권 회사였던 찰스 슈왑은 작년 1월 1백% 인터넷 중개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뒤 일취월장하고 있다.
지난 1년여동안 이 회사에 인터넷 계좌를 튼 투자자만도 1백30만명에
달한다.
사이버 증권시장에서 찰스 슈왑은 경쟁자가 없는 제왕이다.
거래 점유율이 42%에 이른다.
슈왑의 성공 비결은 과감한 개척 정신이었다.
거래 수수료를 기존 증권업체들의 3분의 1도 안되는 29.95달러로 책정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증권사의 장점을 살려 거래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
했다.
기존 업체들이 매매 커미션을 노리고 고객들의 주식에 대한 회전을 높여
원성을 사고 있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됐다.
슈왑의 이런 전략은 증권 거래의 새로운 모델이 됐다.
E*트레이드 등 후발 주자들이 속속 뛰어들었다.
증권가 맏형의 자존심을 고집했던 메릴린치도 슈왑 모델을 뒤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마침내 지난 6월 온라인 중개 서비스에 참여한다고 전격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종래 크리스티와 소더비 양대 업체가 분할 점령했던 경매 산업도 인터넷
업체인 e베이가 뛰어들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서비스를 개시한지 1년 남짓에 불과한 이 회사의 경매 회원은 벌써 5백만명
을 넘어섰다.
지금도 하루에 2만명꼴로 신규 가입하고 있다.
경매 방식은 아주 간단하다.
중고 자전거를 비롯해 하루 3만점이 넘는 품목들이 인터넷을 통해 입찰된다.
누구든 가장 높은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매입권이 주어진다.
e베이의 등장은 동네 장사 수준에 머물러 있던 중고품 매매산업을 세계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일궈내는 계기가 됐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갖는 힘의 원천은 정보의 민주화이다.
어떤 산업을 막론하고 생산 및 유통 등과 관련된 정보는 더 이상 소수 대형
업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든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자들간에 공유된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공급자
(기업) 쪽의 재량폭이 그만큼 좁다.
선발 대형업체로서의 기득권 같은 것이 통할리 없다.
바로 이 틈을 타고 신흥 벤처 기업들의 사이버 쿠데타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떠오르는 디지털 경제 라는 제목의 2백60쪽짜리 보고서
를 펴냈다.
방대한 내용의 이 보고서는 한마디로 19세기 후반의 산업 혁명을 능가하는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혁명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누구도 가늠하지 못할 정도다.
인터내셔널 데이터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미국 가정 3가구중
1가구꼴로 온라인에 접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가구중 절반이 온라인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비즈니스가 인터넷으로 수렴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7일자 ).
얼마전까지만 해도 토이자러스와 월마트가 양분하다시피 했다.
경쟁 전략을 수립하기도 그만큼 수월했다.
신경쓸 대상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e토이즈라는 복병이 출현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완구를 판매하는 e토이즈가 설립된 것은 지난 97년 10월.
출범 2년도 안돼 완구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작년 상반기 53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올 상반기에는 2천2백90만달러로
치솟았다.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월마트와 토이즈러스는 초비상이 걸렸다.
서적 유통업계에서 반즈 앤드 노블이 치르는 고통을 바로 곁에서 지켜 봤기
때문이다.
수십년동안 서점업계 부동의 1위업체로 군림해 온 반즈 앤드 노블은 신생
인터넷 판매업체인 아마존에 의해 혼쭐이 나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파워를 간과한채 대응을 늦췄다가 고객들을 대거 아마존
에 빼앗겼다.
토이즈러스는 부랴부랴 지난 4월부터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월마트도 연내 온라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이 극복하기 힘든 한가지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개척자(first mover)는 e토이즈라는 사실이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기존의 비즈니스와 달리 누가 개척자이냐에 따라 시장
점유율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난다.
미국 최대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도 이런 개척자 효과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후발 업체인 찰스 슈왑의 승승장구하기 때문이다.
재래식 증권 회사였던 찰스 슈왑은 작년 1월 1백% 인터넷 중개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뒤 일취월장하고 있다.
지난 1년여동안 이 회사에 인터넷 계좌를 튼 투자자만도 1백30만명에
달한다.
사이버 증권시장에서 찰스 슈왑은 경쟁자가 없는 제왕이다.
거래 점유율이 42%에 이른다.
슈왑의 성공 비결은 과감한 개척 정신이었다.
거래 수수료를 기존 증권업체들의 3분의 1도 안되는 29.95달러로 책정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증권사의 장점을 살려 거래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
했다.
기존 업체들이 매매 커미션을 노리고 고객들의 주식에 대한 회전을 높여
원성을 사고 있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됐다.
슈왑의 이런 전략은 증권 거래의 새로운 모델이 됐다.
E*트레이드 등 후발 주자들이 속속 뛰어들었다.
증권가 맏형의 자존심을 고집했던 메릴린치도 슈왑 모델을 뒤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마침내 지난 6월 온라인 중개 서비스에 참여한다고 전격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종래 크리스티와 소더비 양대 업체가 분할 점령했던 경매 산업도 인터넷
업체인 e베이가 뛰어들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서비스를 개시한지 1년 남짓에 불과한 이 회사의 경매 회원은 벌써 5백만명
을 넘어섰다.
지금도 하루에 2만명꼴로 신규 가입하고 있다.
경매 방식은 아주 간단하다.
중고 자전거를 비롯해 하루 3만점이 넘는 품목들이 인터넷을 통해 입찰된다.
누구든 가장 높은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매입권이 주어진다.
e베이의 등장은 동네 장사 수준에 머물러 있던 중고품 매매산업을 세계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일궈내는 계기가 됐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갖는 힘의 원천은 정보의 민주화이다.
어떤 산업을 막론하고 생산 및 유통 등과 관련된 정보는 더 이상 소수 대형
업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든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자들간에 공유된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공급자
(기업) 쪽의 재량폭이 그만큼 좁다.
선발 대형업체로서의 기득권 같은 것이 통할리 없다.
바로 이 틈을 타고 신흥 벤처 기업들의 사이버 쿠데타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떠오르는 디지털 경제 라는 제목의 2백60쪽짜리 보고서
를 펴냈다.
방대한 내용의 이 보고서는 한마디로 19세기 후반의 산업 혁명을 능가하는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혁명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누구도 가늠하지 못할 정도다.
인터내셔널 데이터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미국 가정 3가구중
1가구꼴로 온라인에 접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가구중 절반이 온라인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비즈니스가 인터넷으로 수렴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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