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주체의 실종".

실적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데도 증시가 기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900선 아래에서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은 950이상에서 "팔자"로 돌변했다.

뒤늦게 따라 나섰던 투자신탁회사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31일에는 2천4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투신권이 주식을 팔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주식형수익증권의 환매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3월이후 설정된 주식형수익증권의 경우 6개월이 경과하는 9월이후부터
환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식형펀드는 가입후 6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가 붙지 않아 투자자 입장
에서 보면 환매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조정국면이 지속될 경우 연쇄환매에 따른 수급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이같은 수급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9월들어 신규설정
되는 뮤추얼펀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수익증권에서 빠져나온 자금을 상당부분 흡수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신규펀드의 경우 초기에 매수강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투신권의
수급악화는 별로 걱정할게 없다는 낙관론도 있다.

<> 비관론 ="주가조정-환매발생-투신 주식매도-주가하락-연쇄환매-투신
매도증가"등의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비관론의 골자다.

펀드매니저들은 특히 지난 3월부터 돌풍을 일으켰던 현대투신운용의
"바이코리아펀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별 움직임이 없지만 펀드매니저로선 "돈 준비"를 해야된다.

시장전망이 밝더라도 주식비중을 줄이고 현금비중을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최근 투신사가 매도 우위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실제 환매가 들어오지 않더라도 대비차원에서 주식을
조금씩 팔아야 하는 만큼 새로 주식을 사기는 거의 힘들다"고 말했다.

펀드환매가 투신사 구조조정과 맞물릴 경우 충격파는 예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 낙관론 =투신사 구조조정과 주식형펀드의 환매우려를 제외할 경우 증시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편이다.

미국의 연내 추가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엔화강세로 아시아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엔화강세와 반도체경기 호황등으로 기업실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저가 대기 매수세가 상당수 포진돼 있어 주가의 하방경식성이
강해졌다.

대량 환매를 불러올 만큼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설사 환매가 있더라도 상당부분이 신규 뮤추얼펀드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자금을 빼내더라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6개월간 20-30%의 수익을 맛본 자금인 만큼 한자릿수의 금리에 쉽게
만족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시차를 두고 뮤추얼펀드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3월중 설정된 주식형수익증권 규모는 2조원인데 반해 9월중 새로
발매되는 뮤추얼펀드 규모는 3조원규모다.

미래에셋 마이다스에셋 리젠트등 자산운용회사들은 기존 투신사 수익증권
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투명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