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주식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된 것을 계기로 통신시장이
빅뱅의 급류를 탈 전망이다.

특히 내년말로 예정된 차세대영상이동전화(IMT-2000) 사업업자 선정과
맞물려 빅뱅의 폭발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왜 하나로통신인가 =하나로통신은 한국통신과 경쟁하는 제2시내전화사업자
이다.

하나로가 보유한 시내전화 가입자망은 통신서비스에 핵심적인 설비로
통신망의 중추신경에 해당된다.

통신시장의 경쟁력은 가입자망에서 출발한다.

통신이 이뤄지려면 대부분 가입자망을 포함한 유선통신망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가입자망을 갖춘 회사를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한국통신이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세계최대의
통신사업자인 미국 AT&T가 케이블TV회사를 사들여 가입자망을 갖추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통신시장 재편에 어떤 영향을 주나 =하나로통신 인수는 통신시장 개편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통신시장에서는 종합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 LG텔레콤 등의 무선통신사업자, 데이콤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등의 유선통신사업자를 포함, 모두 40여개 통신사업자
(기간통신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을 인수하는 기업은 "통신그룹"으로 발전, 한국통신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무선통신사업자의 경우 하나로통신 인수를 통해 유.무선 서비스를
함께 갖춘 종합통신그룹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통신시장이 3강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3강''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LG와 SK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현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G그룹은 무선통신서비스업체인 LG텔레콤과 통신장비제조업체 LG정보통신을
갖고 있는데다 곧 데이콤을 인수할 예정이어서 일단 종합통신서비스 체제를
갖추고 있다.

무선통신시장의 강자로 오랜 서비스 경험에 막대한 자금력까지 갖춘
SK텔레콤를 거느린 SK그룹도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은 통신장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저력을 바탕으로 서비스시장에
진출할 경우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된다.

온세통신의 대주주이면서 두루넷 하나로통신 등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통신서비스 사업 확대를 꿈꾸고 있는 현대그룹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는 평가이다.


<>IMT-2000이 가속기 역할을 한다 =IMT-2000 사업자 선정은 통신시장 재편에
"가속페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MT-2000은 기존의 모든 통신서비스를 통합한 차세대 통신수단이다.

이 서비스는 2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음성품질이 기존 이동전화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

또 음성과 영상 등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같은 주파수와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하나의 단말기로 전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21세기 무선통신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이 사업의 티켓은 3개 정도가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나치게 많은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중복투자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효율적인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능한한
주파수를 넓게 쓰도록 해야 한다.

이 사업권이 3개로 결정될 경우 이동전화 사업의 구조조정이 당장 가시화될
수도 있다.

5개 이동전화사업자 가운데 이 사업권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경쟁력이
떨어져 다른 회사와의 합병의 길을 걷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장기적로 유무선통합 등의 추세와 맞물려 전체 통신시장의 빅뱅을
불러올 전망이다.

IMT-2000 사업권 확보를 위해서는 벌써부터 전략적 제휴와 컨소시엄 구성
등에 발벗고 나섰다.

데이콤은 하나로통신 신세기통신과 IMT-2000 사업권 확보를 겨냥한 컨소시엄
을 구성했다.

데이콤을 인수할 예정인 LG그룹이 여기에 가세할 경우 상당히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선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은 IMT-2000 사업권을 확보, 무선통신사업도
직접 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 독자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자회사 한국통신프리텔과는
제휴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로서는 단독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른 통신사업자와 손잡을 계획은 없다.

15년 이상 이동전화사업을 해온 경험과 일본 NTT도코모등과 협력, 오래전
부터 기술개발에 나서 상당한 기술을 쌓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 정건수 기자 ks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