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조만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전망이다.

이르면 앞으로 1~2주내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대우그룹문제와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문제로 잔뜩 위축됐던 증시에
신선한 자극제가 될만한 재료다.

23일 주가가 폭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대 관심사는 무디스의 신용등급상향조정이 꾸준히 주가 상승세를 이끌수
있는 재료인가다.

단순한 호재 하나가 보태지는 것에 그쳐서는 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조정국면을 벗어날 수 있길 고대하는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이유다.

외국인은 이런 호재를 일치감치 눈치챘는지 3일 연속 순매수를 보였다.

순매수규모도 늘렸다.

<>과거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때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19일
영국의 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에서
적격으로 상향조정했다고 공식발표했을 당시 한달전에 비해 종합주가지수가
94포인트정도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나온 미국의 S&P나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발표싯점의 주가는 한달전보다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한달후 종합주가지수도 하락추세를 보였다.

지난 연말 이미 재료로 주가에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발표싯점을 전후로 한 한달간의 외국인 순매수규모도 달랐다.

피치IBCA 발표 한달전의 경우 8천2백10억원이었나 발표 한달후엔 5천19억원
으로 줄어들었다.

S&P의 발표 한달전에는 1조9천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한달후엔
2천2백2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무디스 추가 신용등급상향조정의 영향 =적지 않은 의미가 있지만 호재로서
한계가 있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LG증권 시황팀의 윤삼위 조사역은 "종합주가지수 900선에 안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가 사흘동안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등 상당한 안정감을 보인터라
900선을 지지선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연말과 올초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시에 비해 주가에 미치는
강도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당시엔 투자부적격에서 투자적격
등급으로 한국의 신용등급이 올라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투자적격인 상태에서 추가로 등급이 상향조정된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SK증권의 박용선 투자전략팀장은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문제, 대우그룹
구조조정문제, 금리상승등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기존의 악재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환매불안감에 투신사의 주식매수력이 줄어든데다 외국인도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을 경우엔 무디스의 신용등급상향조정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실제 외국인은 3일간 순매수를 보였지만 매수규모는 1천2백~1천5백억원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만큼 매도규모가 줄어들었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김기태 영업담당이사는 "한전등 그동안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신규 매수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