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한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지역의 부침이 눈에 띤 한
주였다.

특히 일본으로의 자금유입세가 빨라지면서 그동안 달러화 일변도의 국제금융
질서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중 엔화 가치는 111엔대로 모든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고 유로화가치도
주말에는 1.06달러대로 회복됐다.

국제금리는 인플레 안정과 각국 중앙은행의 국채매입(coupon pass)으로
하향안정세가 유지됐다.

아무래도 이번주 국제금융시장의 최대관심사는 24일에 열릴 미 연준회의에서
과연 금리가 인상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일단은 경제성장이나 인플레면에서는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이다.

반면 미 연준이 금리결정에 중요시하는 고용비용지수(ECI)나 시장인식면에
서는 금리가 인상될 요인이 충분히 남아 있다.

현재로서는 연방기금금리(FFr)를 0.25% 포인트 올리거나 통화정책 기조를
현행 중립에서 긴축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경우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으로의 지금유입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또하나의 관심사안은 26일에 열릴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이다.

최근 들어 유로화 가치가 안정을 찾고 있어 금리정책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 유럽금리가 인상될 경우 그동안 간헐적으로 논의돼온
국제유동성의 위축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주 엔화 가치는 110~113.5엔, 유로화 가치는 1.05~1.07달러대에
서 주거래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리는 미국은 6.0~6.1%, 일본은 1.85~1.95%, 독일은 4.75~4.90%
범위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에는 중요한 국제행사도 많이 열린다.

우선 23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2차 만국우편연합(UPU) 총회가
눈에 띤다.

189개국 2천여명의 대표들이 참가하는 이번 회의는 21세기 세계통신환경
변화와 대응방안이란 주제를 놓고 열린 토론이 예상된다.

24일부터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미래 에너지 회의도 주목된다.

예고된 21세기 에너지 문제에 대한 공동대처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통상 협상으로는 2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미국, 일본, ASEAN 재무차관들
이 모여 국제금융시장의 안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주 국내금융시장의 불안에도 불구, 외형상으로 1천2백원대 초반에
서 안정세가 유지됐던 원화 가치는 이번주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중 엔화 강세, 월말 수출네고자금 유입으로 원화 강세요인이 많아 보이나
정부의 환율안정 의지, 대우 사태에 따른 외화 대손충당금 적립, 외자이탈
가능성으로 실제로 시장에 반영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주말부터 국내금리가 두자리대에 재진입함에 따라 정부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동안 누누히 강조해온 저금리 유지발언에 대한 신뢰유지, 내년 4월에
예정된 총선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십분 이해가 간다.

문제는 국제금리와 유가의 상승세, 대우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요인, 2분기
성장률 제고 등 시장여건면에서는 금리가 상승될 여건이 충분히 성숙돼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기 위해 대증요법으로 대응하다
간 후에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시장자율에 맡기돼 정부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정책의 주안점을
모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