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장수촌에 사는 어르신들의 건강비결은 너무도 다양하다.

이는 곧 무병장수로 가는 왕도란 따로 없고 체질과 주어진 거주환경에 맞게
사는 것만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는 말이다.

유라시아의 장수촌을 답사한 소감을 밝힌 "허정박사의 생긴대로 건강법"이란
책을 보면 이를 뚜렷하게 알수 있다.

한때 이상구 박사는 채식을 해야 피가 맑아져 만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주장하자 많은 국민들이 한동안 고기를 먹지 않는 바람이 불었다.

또 고기는 산성식품이기 때문에 몸을 산성화시키고 노화를 촉진한다는게
상식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목생활을 하는 중앙아시아 내몽골 지역의 사람은 평생 양고기
말고기 야크고기에 이런 동물의 젖이나 이를 발효시킨 요구르트를 주식으로
한다.

모두 고기와 관계된 음식이지만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

육류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비타민 A,D,E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이
결핍되고 콜레스테롤이 부족해져 정력이 감퇴되거나 우울해질수 있다.

몽골 티벳 사람들은 말젖을 발효시킨 마유주를 먹는다.

고량주만큼 독한 술이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만취해 곤드레만드레할 때까지 술을 마시는게
관습이다.

그렇지 않으면 술자리를 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마유주는 위장병 신경통을 치료한다고 믿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술을
매우 사랑한다.

현대의학에서 술은 지방간 간경변 간암 알코올중독 치매 영양결핍 등을
초래한다며 괄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술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심장병 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순기능
도 있다.

어디까지나 절주가 바람직할 뿐이다.

중국 운남성의 타이족은 발효식품을 즐겨 먹는다.

이곳 사람들은 채소는 물론 생선과 고기도 발효시켜 먹는다.

생선과 고기가 발효되면 단백질이 소화되기 쉬운 아미노산으로 변하면서
신체대사를 촉진하는 젖산과 구연산이 듬뿍 나온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도 김치 청국장 된장 젓갈 홍어회 등과 같은 발효음식이 있기
때문에 장수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기존 의학계에는 된장의 경우 발암물질이 있으므로 가급적 끓여
먹기를 권하고 있다.

이밖에 유라시아 장수촌에서는 자르지 않은 생마늘, 녹차나 발효차, 두부,
대추를 즐겨 먹는다.

목욕은 바람을 쐬는 풍욕,모래에 찜질하는 사욕, 생약을 우러낸 물에
들어가는 약욕 등을 즐긴다.

티벳사람처럼 평생을 통해 태어날 때와 결혼할 때 딱 두번만 목욕하는
경우도 있다.

목욕탕만 가면 거친 때수건으로 박박 문지르는 우리문화와는 천양지차다.

건강은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고 생리와 토양에 맞게 하루 하루
다져나가야 한다고 허정 박사는 강조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