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최근 오락 프로그램들의 잇단 "탈선 행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표절 혐의, 비적격 출연자 시비 등 연이은 악재로 채널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서세원의 슈퍼스테이션".

이 프로그램이 지난달 초 신설한 "현상수배" 코너가 일본 후지TV "달려라
행복건설"의 "도망자"를 그대로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애초 SBS측은 서울경찰청의 한 형사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홍보했지만
일본 프로그램을 차라리 "번역"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나을만큼 똑같이 모방
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파문이 확산되자 방송위원회 연예.오락심의위원회는 지난 13일 회의를 소집,
오는 25일 열리는 본회의에 이 프로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건의키로
했다.

본회의에서 받아들일 경우 SBS측에 강도높은 징계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17일 이 프로의 제작진과 제목, 내용을 모두 교체키로 했다.

"임백천의 원더풀 투나잇"은 지난 1일 방송분에서 결혼정보회사의 유부남
직원 2명을 노총각으로 잘못 소개해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 역시 25일 방송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의 "청춘의 찜"에는
MBC "사랑의 스튜디오" 녹화를 마친 출연자가 겹치기로 등장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사실 오락물은 SBS를 실질적으로 떠받쳐온 프로그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주(9~15일)시청률 주간순위만 봐도 "김혜수 플러스 유"와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공동 4위), "기분 좋은 밤"(6위), "생방송 한밤의
TV 연예"(9위) 등 무려 4개나 10위안에 들었다.

지난해 시청률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SBS가 올들어 활기를 되찾은 데
는 이런 간판 오락물들의 활약을 빼놓을수 없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화를 낳게 마련이다.

SBS가 최근 몇몇 오락물에서 보인 무리한 시도는 결국 스스로 판 함정이
되고 말았다.

잔꾀를 부리기에는 감시하는 눈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