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훈 < 마케팅 본부장 >

지난 97년7월 필자를 포함해 5명의 직원들로 출발한 동아리 "바다사랑"이
본디부터 환경보호활동을 위한 모임은 아니었다.

넓고 푸른 바다에서 각자 취향에 맞는 레포츠를 즐기거나 해변가를 걷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끼는 단순한 "바다마니아"들의 모임일 뿐이었다.

한달에 한번씩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찾아가기로 했다.

첫 모임장소는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충남 대천 해수욕장으로 정한 후
일상의 모든 피로를 떨쳐버리고 돌아오겠다는 들뜬 마음으로 출발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바다, 그 현장에서 밀려오는 실망감과 허탈감을 떨칠 수
없었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기도 전이었건만 해변은 담배꽁초, 깨진 유리조각
등 각종 쓰레기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우리는 그날 바다의 울음을 들은 것이다.

계획했던 일정을 모두 취소한채 우리는 해변 청소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모임의 성격을 바꿔버렸다.

매달 전국의 유명한 해수욕장을 찾아다니며 병들어가는 바다를 청소하는
일로 목표를 정한 것이다.

"바다사랑"의 활동은 금방 사내로 퍼졌고 회원수도 순식간에 20명이 넘게
늘어났다.

필자는 이같은 활동을 단순한 사내동아리차원을 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익캠페인으로 확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MF한파를 겪던 지난해 3월이었다.

이같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회사는 캠페인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일당을 얼마간 지급하겠다는 제안까지 덧붙여 우리를 격려했다.

제1회 바다사랑 캠페인은 지난해 7월25일 시작해 8월4일까지 전국의 6개
해수욕장에서 실시됐다.

행사에 대한 호응도 예상외로 높아 참가자를 모집하는 PC통신 접수에서
최다시간 최다접속이라는 기록을 보일 정도였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올해 캠페인도 7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포대
안면도 월포 등 전국의 10개 해수욕장에서 진행중인데 내달 2일까지
계속된다.

바다는 영원할 것이다.

우리의 이같은 뜻과 활동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