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영세 상인을 잡아먹는 공룡이 아닙니다"

음식점 수퍼마켓 옷가게등 중소 상인들은 인근에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는
것이 반갑지 않다.

각종 편의시설과 다양한 판촉행사,그리고 막강한 상품력을 앞세운 백화점들
의 저인망식 고객확보전략에 밀려 손님들을 빼앗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대형 백화점들이 주변의 중소 상인들과 손잡고상권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은 주변의 음식점 사진관 미용실등과 제휴,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고객들에게 추첨으로 백화점 인근의 상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는 압구정동 청담동
강남역 부근의 외식업소 사진관 미용실 등 7곳이 5만~10만원권의 상품권을
각각 3~5매씩 백화점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참여 대상을 1백개 업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백화점이 발행하는 30~40만장의 광고전단에 업소명단
이 들어가게 돼 상인들로서는 상당한 광고효과를 거두게 된다"며 "백화점도
고객에게 다양한 경품을 줄 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플라자 분당점도 서현역 주변의 상가번영회와 협의체를 구성, 지난달
부터 "분당 로데오거리 축제"란 이름의 공동 이벤트를 매월 실시중이다.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2차 행사에는 인근 미용실이 대거
참여하는 헤어쇼와 상인들의 가요제를 비롯, 야외 영화 시사회, 길거리
농구대회, 요요 경연대회, 인기가수 초청 콘서트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
하고 있다.

삼성플라자와 서현역 상가번영회는 이에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열린 1차 축제행사에서 서현상권내 모든 업종과 전화번호가 담긴 지도를
지역주민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삼성플라자 차효안 과장은 "단순한 고객유치차원의 이벤트가 아니라 주변
상인들과 공생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은 백화점 업계의 새로운 움직임"이라며
"양측이 지역 상권을 함께 활성화하자는 윈-윈(win-win)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대형백화점들도 부도심 상권의
지역밀착형 점포를 중심으로 주변의 자영점포주들과 공생 마케팅을 펼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