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를 먹은 주가가 투자자를 얼마나 더 괴롭힐까.

사상최고치 도전을 위해 순항하던 주가가 금리급등, 대우그룹 구조조정,
금융종합과세 및 주식양도차익과세 검토 등 정부정책의 불투명성과 금융권의
불협화음에 난기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악재는 겹치게 마련(악재불단행)이라는 격언에 걸맞게 전날밤 뉴욕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일본 증시도 조정을 보인 것도 주가하락폭을 키웠다.

증시전문가들은 20일이동평균선이 걸려 있고 지난번 미조정때 저점역할을
했던 950대가 무너질 경우 주가는 추가하락할 것으로 분석한다.

950선이 무너지면 기술적으로 지지선 역할을 할 주가대를 찾기 힘들다.

60일이동평균선이 84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900선이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주가폭락 배경 =주가가 힘차게 상승할 때는 무시됐던 변수들이 한꺼번에
악재로 부각됐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금융정책과 대우그룹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상승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회사채수익률이 8개월만에 9%대에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금리안정에 대해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금융종합과세를 내년초부터 시행하고 주식양도차익과세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통해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지금까지의
정부정책이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자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
(현대증권 관계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우그룹 구조조정안과 이후 금융기관 사이의 불협화음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힘들여 마련한 구조조정방안을 놓고 마찰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은행과 투신 사이에서는 벌써 자기몫을 챙기기 위해
심각한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혹시나" 했던 외국인들도 실망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000포인트대에서 머물던 미국 주가가 추가상승을 못하고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투자심리를 식게 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문제와 중남미 국가의 위기발생 가능성도 새삼스럽게
악재로 부각됐다.

<> 향후 전망 =지난 12일 장중에 기록했던 1,052.60이 단기적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추가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번 미조정때 지지선 역할을 했던 950선마저 장중한때 무너지자 추가
하락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회사채수익률이 9%까지 오르면서 유동성
장세가 끝났다"며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전환하기 위해선 지수조정과
기간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정폭과 관련, "상승폭의 3분의 1 정도 하락한다고 할 경우 850선
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수 동양오리온투자신탁 주식운용1팀장도 "상반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앞으로 한달간은 쉬는 장세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주식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20~30%에 달하기 때문에 회사채수익률이 9~10%선까지 상승해도
주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에 가장 악영향을 미칠 주식
양도차익과세도 내년 4월의 총선을 앞두고 제대로 시행되기는 힘들 것"
이라고 지적했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