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두개의 중국' 외치는 리 총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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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릴리 < 전 주한 미국 대사 >
리덩후이(이등휘) 대만 총통의 "중국과 대만은 별개 국가" 발언으로 양국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리 총통의 발언은 30년전 서독 빌리 브란트 총리를 연상케 한다.
브란트 총리는 당시 동독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그후 서독과 동독은 국가 대 국가로 통일의 길을 모색하게 됐다.
브란트 총리는 이 정책으로 독일 통일을 앞당겼다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71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리 총통의 발언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리 총통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연일 공격중이고 미국도 리 총통
의 발언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 대륙정부가 대만을 통치한 것은 지난 1945~50년까지
6년에 불과했다.
따라서 대만 독립을 외치는 리 총통의 발언은 매우 아이러니컬하다.
지금의 문제는 지난 70년대 말 미국 등 서방국이 중국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면서 잉태됐다.
당시 서방진영은 중국 공산정부와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대만이라는 "국가"는
곧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은 그러나 붕괴되지 았았다.
오히려 중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국가들은 대만에 대해 리처드 닉슨 시대의 접근방법
을 버리지 않았다.
지난 50,6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의 대중정책은 "두개의 중국"이었다.
중국과 대만을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닉슨 대통령은 상하이(상해)코뮈니케를 통해 중국을 유일한 국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규정했다.
카터 대통령 시절에도 이 정책은 이어졌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공개적으로 중국을 유일한 국가로
선언했다.
대만의 민주화 노력에 대한 찬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민주와 자립을 주창하고 있는 클린턴 행정부도 대만에 대해서는 인색했다.
"하나의 중국"정책은 아편전쟁을 계기로 시작된 현대화 혁명과정에서 나온
구호다.
장개석 전 총통이 이끄는 국민당은 마오쩌둥(모택동)의 공산당에 쫓겨나
대만을 침공했다.
장 총통은 대만을 접수한 뒤 "대만이 중국내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선언했다.
중국과 대만은 하나라는 주장이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90년대 들어 중국은 대만 통일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고 나섰다.
그러자 대만은 과거 입장을 포기하고 두개의 중국을 주창하고 있다.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리 총통이 "두개의 중국"정책을 들고 나온 것은 다가오는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다.
리 총통의 두개의 중국 발언은 국민당의 차기 총통선거 후보이자 부총통인
리엔 찬의 아이디어였다.
대만 학생들과 일반 샐러리맨들은 대만 독립을 원하고 있다.
대만인들은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을 선호하고 있다.
사실 두개의 중국론은 리엔 찬 부총통의 강력한 총통후보 경쟁자인
천 쉬이비엔 전 타이베이 시장(민진당수)의 지론이었다.
그동안 통일을 주창하던 리 총통이 두개의 중국을 선언한 데는 결국 이같은
정치적 배경이 깔려있다.
이번 사건으로 클린턴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대만문제는 양안간 문제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리 총통의 발언에 대해 부정적인 논평을 발표했었다.
미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중국의 대만 통일정책을 다시금 인정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포용정책 실패의 책임을 대만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미국의 중국 포용정책은 현재 커다란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주룽지(주용기) 총리의 미국 방문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상
실패, 유고주재 중국 대사관 오폭사건 등으로 중.미 관계는 상당히 악화됐다.
더욱이 미국 핵기술 절취사건을 다룬 콕스보고서는 중국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리 총통의 발언과 관련, 중국편에 선다 하더라도 당장 미.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한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
양측간 대화와 타협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리 총통은 오랫동안 빌리 브란트 전 독일총리를 연구해 왔다.
이제 중국도 변해야 한다.
옛 서독과 동독은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해준 결과 통일을 달성할수
있었다.
중국과 대만문제의 경우 양측은 일국양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은 리 총통의 별개국가 발언에 대해 다시 한번 긍정적으로
생각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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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의 주중대사 및 대만대표부 대표, 주한대사를 역임한 제임스
릴리 미국기업연구소(AEI) 특별연구원이 최근 아시안 월 스트리트저널지에
기고한 칼럼이다.
< 정리=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1일자 ).
리덩후이(이등휘) 대만 총통의 "중국과 대만은 별개 국가" 발언으로 양국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리 총통의 발언은 30년전 서독 빌리 브란트 총리를 연상케 한다.
브란트 총리는 당시 동독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그후 서독과 동독은 국가 대 국가로 통일의 길을 모색하게 됐다.
브란트 총리는 이 정책으로 독일 통일을 앞당겼다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71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리 총통의 발언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리 총통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연일 공격중이고 미국도 리 총통
의 발언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 대륙정부가 대만을 통치한 것은 지난 1945~50년까지
6년에 불과했다.
따라서 대만 독립을 외치는 리 총통의 발언은 매우 아이러니컬하다.
지금의 문제는 지난 70년대 말 미국 등 서방국이 중국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면서 잉태됐다.
당시 서방진영은 중국 공산정부와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대만이라는 "국가"는
곧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은 그러나 붕괴되지 았았다.
오히려 중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국가들은 대만에 대해 리처드 닉슨 시대의 접근방법
을 버리지 않았다.
지난 50,6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의 대중정책은 "두개의 중국"이었다.
중국과 대만을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닉슨 대통령은 상하이(상해)코뮈니케를 통해 중국을 유일한 국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규정했다.
카터 대통령 시절에도 이 정책은 이어졌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공개적으로 중국을 유일한 국가로
선언했다.
대만의 민주화 노력에 대한 찬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민주와 자립을 주창하고 있는 클린턴 행정부도 대만에 대해서는 인색했다.
"하나의 중국"정책은 아편전쟁을 계기로 시작된 현대화 혁명과정에서 나온
구호다.
장개석 전 총통이 이끄는 국민당은 마오쩌둥(모택동)의 공산당에 쫓겨나
대만을 침공했다.
장 총통은 대만을 접수한 뒤 "대만이 중국내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선언했다.
중국과 대만은 하나라는 주장이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90년대 들어 중국은 대만 통일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고 나섰다.
그러자 대만은 과거 입장을 포기하고 두개의 중국을 주창하고 있다.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리 총통이 "두개의 중국"정책을 들고 나온 것은 다가오는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다.
리 총통의 두개의 중국 발언은 국민당의 차기 총통선거 후보이자 부총통인
리엔 찬의 아이디어였다.
대만 학생들과 일반 샐러리맨들은 대만 독립을 원하고 있다.
대만인들은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을 선호하고 있다.
사실 두개의 중국론은 리엔 찬 부총통의 강력한 총통후보 경쟁자인
천 쉬이비엔 전 타이베이 시장(민진당수)의 지론이었다.
그동안 통일을 주창하던 리 총통이 두개의 중국을 선언한 데는 결국 이같은
정치적 배경이 깔려있다.
이번 사건으로 클린턴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대만문제는 양안간 문제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리 총통의 발언에 대해 부정적인 논평을 발표했었다.
미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중국의 대만 통일정책을 다시금 인정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포용정책 실패의 책임을 대만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미국의 중국 포용정책은 현재 커다란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주룽지(주용기) 총리의 미국 방문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상
실패, 유고주재 중국 대사관 오폭사건 등으로 중.미 관계는 상당히 악화됐다.
더욱이 미국 핵기술 절취사건을 다룬 콕스보고서는 중국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리 총통의 발언과 관련, 중국편에 선다 하더라도 당장 미.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한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
양측간 대화와 타협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리 총통은 오랫동안 빌리 브란트 전 독일총리를 연구해 왔다.
이제 중국도 변해야 한다.
옛 서독과 동독은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해준 결과 통일을 달성할수
있었다.
중국과 대만문제의 경우 양측은 일국양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은 리 총통의 별개국가 발언에 대해 다시 한번 긍정적으로
생각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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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의 주중대사 및 대만대표부 대표, 주한대사를 역임한 제임스
릴리 미국기업연구소(AEI) 특별연구원이 최근 아시안 월 스트리트저널지에
기고한 칼럼이다.
< 정리=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