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애플컴퓨터가 2.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자 월가는 깜짝
놀랐다.

순이익이 당초 기대했던 주당 64센트보다 5%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순이익은 2억3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1백만달러에 비해 1백%
이상 증가했다.

매출도 15억6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늘었다.

애플의 선전은 상당수 컴퓨터 업체들의 실적이 월스트리트의 예상을 밑돈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빛났다.

이 회사 창업자이자 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지난 분기의 눈부신
실적은 아이맥(iMac) 컴퓨터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고 설명했다.

"아이맥"은 본체와 모니터 일체형이며 회백색 일색인 기존 컴퓨터와 달리
케이스 색상이 다섯가지로 화려하다.

애플은 2.4분기중 아이맥을 48만7천대 출하했다.

아이맥은 이 기간중 전체 출하물량 90만5천대의 54%를 차지하면서 매킨토시
를 제치고 이 회사의 새로운 주력상품으로 떠올랐다.

80년대초 "애플 돌풍"을 일으키며 IBM을 뒤흔들어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
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던 애플은 90년대들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회장이던 스티브 잡스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지난 85년 쫓겨나듯 회사를
떠난뒤 애플은 순식간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도산직전까지 갔다.

결국 지난 97년 잡스가 CEO로 컴백, 창업 초기에 애플 직원들이 불태웠던
"실리콘밸리의 벤처정신"을 부르짖었다.

그는 "아이맥 역시 벤처정신인 "싱크 디퍼런드(다르게 생각하라)"의 연장선"
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다음달초 아이맥 노트북을 선보일 예정이다.

잡스는 회사에 돌아온후 임금 및 인원삭감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금 추세라면 옛 명성을 되찾고 나서야 다시 회장에 취임하겠다던 스티브
잡스가 그 자리를 쾌히 수락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월가는 보고 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