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간접투자시대가 활짝 열렸다.

시중여유자금이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로 대이동하고 있다.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은 지난 10일현재 35조6천3백91억원에 달했다.

작년말보다 무려 4.3배(27조3천2백36억원)나 늘어난 수준이다.

뮤추얼펀드(4조원)와 은행의 단위형금전신탁(주식형)을 합칠 경우 45조원에
육박한다.

주식형 수익증권은 7월들어서는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7월중(1~10일)에 늘어난 규모만 해도 4조8천9백51억원이나 된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 지난 7일이후 주식형 수익증권은
이틀새 1조8천4백2억원이나 늘어났다.

9일에는 하루에만 1조11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따라 투자신탁회사의 수탁고 가운데 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작년말에는 4.2%에 불과했지만 6월말에 12.5%로 올라 선 뒤 현재는 13.8%
까지 높아져 있다.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2백50조원대에서 정체양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주식형
수익증권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주식형 비율은 곧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식형.뮤추얼펀드에 시중자금이 밀물처럼 몰려드는 것은 이들 펀드의
수익률이 정기예금이나 회사채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채수익률은 연 8%를 오르내리고 있다.

정기예금도 그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주식형.뮤추얼펀드 수익률은 평균 35%를 넘고 있다.

설정규모가 3백억원이상인 대형펀드중 1백%를 넘은 것이 6개나 됐다.

소형 펀드중에는 동원투자신탁운용의 뉴넥스트3-1호처럼 2백%를 넘은 것도
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도 수익률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는게 자연스런 현상이다.

문제는 주식형.뮤추얼펀드에 몰리는 자금, 즉 주식형.뮤추얼펀드에 가입
하는 사람이 펀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투자를 직접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하는 종목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비록 종목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익보다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종목을 선정하려고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주식형.뮤추얼펀드에 가입할 때는 상대적으로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펀드는 어떤 것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고 종목선정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주식형.뮤추얼펀드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는 간접투자도 투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주식형 수익증권 개수가 2천1백개나 된다.

이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7백32개사, 9백30개 종목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게다가 2천1백개의 펀드는 판매.운용회사에 따라, 주식편입비율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신중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모처럼 투자를 하고도 제대로 수익률을 찾아
먹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3월에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판매액이 9조원을
넘어선 바이코리아펀드의 경우도 주식편입비율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편입비율이 70%를 넘는 성장형의 설정일 이후 누적수익률은 평균 38.4%였다.

반면 편입비율이 30% 이하인 안정형의 평균수익률은 11.0%에 불과했다.

안정성장형(주식편입비율 31~69%)의 수익률은 평균 26.8%였다.

또 지난 9일 종가기준으로 수익률이 1백%를 넘은 SPT(1백31.64%) 윈윈주식
1호(1백21.69%) 박현주1호(1백4.48%) 플래티넘1호(1백4.40%) 트윈스챌린지
(1백2.26%) 아인슈타인(1백.44%) 등도 대부분 주식편입비율이 90%를 넘고
있다.

주가상승기에는 주식편입비율이 높을수록 펀드의 수익률도 높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주식형.뮤추얼펀드에 가입할 때는 우선 주식편입비율이 얼마인지를 꼭
챙겨야 한다.

주식시장의 흐름을 좇아가려는 사람은 성장형을 택하고, 채권수익률에
일정한 수준을 가산한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려면 안정형이 바람직
하다.

그리고 투자기간을 얼마로 할 것인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3개월후에 쓸 자금을 6개월이상 장기상품에 투자해 놓으면 3개월이 지나서
돈을 찾을 때 이익의 대부분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주식형.뮤추얼펀드를 살 때도 장기와 단기, 그리고 성장형
안정성장형 안정형등을 가미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얘기다.

뮤추얼펀드가 1만3천여개에 달하는 미국에서는 투자규모와 투자기간에
따라 어떤 뮤추얼펀드가 유망한지를 골라주고 자문해 주는 펀드, 즉 "펀드의
펀드(Fund on Fund)"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마치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어떤 종목이 유망한지를 분석해 투자추천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펀드의 펀드"가 멀지 않아 등장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스스로 공부해 자신의 취향에 꼭맞는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