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출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과 각종 법안 등을 처리해야 할
제205회 임시국회가 초반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경우 소비를 필요이상 부추겨 인플레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한나라당이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근로소득세 경감, 신용카드 사용분의 소득공제 실시 등을
골자로한 소득세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인플레 요인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추경안과 이들 법안이 그동안 어려움을
겪은 중산층과 서민을 지원하고 세부담을 줄이는 내용이므로 원안대로 시급히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 2차 추경안 =한나라당 이강두 정책실장은 11일 "정부여당이 마련한
2차 추경안은 1회성 소비성 예산지출로 구성돼 있다"며 "소비를 부추기는
팽창예산을 집행할 경우 서민생활을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선 투자성격의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게 이 실장의 주장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율을 당초 3.8%에서 6.8% 이상으로 높게 수정하여
전망한 만큼 재정지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대해 올 상반기 소비자 물가상승율이 전년대비 0.6% 올라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지난해 환율급등으로 물가가 크게 올랐듯이 올해는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97년에 비해 물가가 9.3%나 증가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상임위별 추경안 심사 활동을
거부하고 정부측에 추경안을 다시 편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같은 반박에도 불구하고 1조2천9백81억원 규모의
추경안이 정부 원안대로 이번 회기내에 통과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추경안이 중산층과 서민 근로자 농민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이기 때문이다.

중산층과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만큼 경제회복세가 나타날때 이들을
적극 지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어느정도나마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회의 황소웅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지출을
선심성 예산으로 규정하고 지출을 중단할 것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며 야당의 추경안 발목잡기를 비난했다.

<> 근로소득세 경감 =12일 열릴 재경위에는 정부가 제출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상정된다.

개정안은 소득에 따라 최고 1천2백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비.보험료.교육비.주택자금 공제를 늘렸다.

약 7백만명에 이르는 봉급생활자가 연평균 1인당 22만원씩 근로소득세를
덜 내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 여당이 마련한 이 개정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중하위층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상위층의 부를 늘려줘 오히려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연봉 1천6백만원(월소득 1백33만원) 이하의 하위계층에는
혜택이 전혀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연봉 4천5백만~1억원인 고소득봉급자은 1백55만6천~2백94만2천원의
세금인하효과를 보게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다는 주장이다.

결국 중산층과 서민계층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고소득층의 소비를
조장해 또다른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 신용카드 사용금액 공제 =재경위에는 신용카드 사용금액 공제 등
중산층과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혜택을 늘린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정부
제출)도 상정된다.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연간 총급여액의 10%를 넘을 경우 초과분의 10%
(연간한도 3백만원)까지 공제해 주는 것이 골자이다.

정부여당은 카드사용을 권장함으로써 그만큼 중산층을 지원할 수 있는
세원을 확보할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 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에는 중소기업 및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공제의 실효성을 문제로
삼고 있다.

서민들이 공제혜택을 받기 위해 과연 신용카드 사용을 늘릴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설령 늘린다하더라도 서민들의 과소비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어 역시 인플레
요인이 된다는 주장이다.

< 최명수 기자 meson@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