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루는 먹을 갈아 붓글씨를 쓰기 위해 제작된 동양의 고유한 필사도구로
중국 진나라때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벼루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는 고려 이후다.

벼루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유물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한국 벼루는 일본에 있다.

백제문화가 일본으로 전파된 증거중의 하나다.

뚜껑있는 벼루인 각부유개연(국립중앙박물관소장)은 흙으로 만든 벼루로
백제 후기인 6세기말에서 7세기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 벼루는 뚜껑이 있고 다리가 달려있는 점이 독특하다.

뚜껑은 먼지를 막고 먹물을 보존하기위해 만든 것일 가능성이 크다.

뚜껑을 받기 위한 단이 마련돼 있으며 뚜껑 중앙에는 꼭지가 달려있고 이를
중심으로 동그라미가 세개 새겨져 있다.

다리는 연반을 받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은 밖으로 나와 벼루 몸통의 바깥면
에 붙어있다.

이 벼루는 폐쇄된 가마에서 섭씨 1천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매우 단단하며 회백색을 띠고 있다.

총 높이 15.5cm 에 몸높이 7.1cm, 몸지름 22.2cm, 뚜껑높이 9.5cm, 뚜껑지름
22.8cm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