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 대통령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민정수석을 신설한뒤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지게 됐다.

김 실장은 "장관부인 옷로비 의혹사건"이후 여권 내부에서부터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김성재 민정수석이 부임,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는 일을 전담함에
따라 그같은 비난을 피할 수있게 됐다.

김 실장은 28일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았다는
비난이 나왔을 때 너무 놀랐으며 정말 승복할 수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다시
해명했다.

그는 "대통령은 눈과 귀가 막힐 분이 아니다"며 "대통령을 아끼는 측면에서
비판하는 논리는 옳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서진에 대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 실장은 "김대중대통령이 지난 10일 검찰간부와의 간담회와 국민회의
당무위원의원 초청만찬에서 김태정 전법무장관 문제에 관해 소상하게
설명해줘 비서진이 결코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고 설명했다.

김 실장의 입장을 세워주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김 실장은 검찰 간담회가 끝난뒤 김 대통령에게 그같은 설명이
객관적인 사실이지만 오해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민회의 의원 만찬에서는
발언하지 말아줄 것을 건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대해 "진실은 밝혀야 한다"며 만찬에서도 재차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와관련, "과거 민정비서관의 경우 대통령에게 직보한후 보고를
받았으며 수석들도 제한없이 대통령을 자유스럽게 만나고 있다"며 "인의
장막"을 치고 있다는 설을 부인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시민단체 대표들을 만난날 밤에 전화를 걸어와
민정수석실을 신설하겠다고 말했을때 대번에 동의했다"며 대통령의 해법에
고마움을 표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