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친구나 선후배들의 화제는 해외 어느 나라로,
어떻게 배낭여행을 다녀 오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집안이 부유하냐, 그렇지 않으냐는 문제가 안되는 것 같다.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다녀 오겠다는 이야기도 많으니까.

젊어 한때 배낭을 메고 다른 나라의 문화와 사는 모습,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는 것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으리라. 그런데 문제는 배낭여행의
본질이 많이 변했다는데 있다.

튼튼한 다리와 쉽게 닳지 않는 운동화, 야구모자, 유스호스텔로 생각되는
"배낭여행"이 아니다.

촛불을 켠 식탁에서 와인 한잔과 함께 하는 유럽풍의 우아한 디너, 또
침대와 화장실이 딸린 1등열차, 유명백화점에서의 쇼핑 등등...

학생인지 부자들 해외여행인지 구분이 안되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스무살을 갓 넘긴 젊은 나이에 이 세상 좋은 구경 다 해 버리고 나면 그
뒤엔 무엇을 하며 살아 갈른지...

젊은이들은 젊은이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지 않을까.

그래 배낭여행도 하고 넓은 땅도 구경해 보자.

그렇지만 경제가 결딴나 IMF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의 학생들임을 잊지는
말아야 한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 아파하는 여행을 이 젊은 때 말고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신성희 < 이화여대 불어교육과 3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