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 ''폴크스바겐을 타고 나는 날았다''
저자 : 대니얼 괴드베르
역자 : 김평희
출판사 : 참솔
가격 : 7,5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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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세일즈맨에서 세계적 자동차메이커 사장까지"

유럽 최대 자동차회사인 폴크스바겐 사장을 지낸 다니엘 괴드베르의 자서전
"폴크스바겐을 타고 나는 날았다"(김평희 역, 참솔, 7천5백원)가 나왔다.

이 책에는 평범을 비범으로 바꾼 한 탁월한 경영인의 삶과 성공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의 성공은 한마디로 벤처정신의 승리였다.

프랑스 솔본느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한 그는 첫 직업인 고교 교사를
그만두고 시트로엥자동차 세일즈맨으로 변신한다.

뛰어난 영업력으로 몇년만에 제네바지사장이 되고 독일법인 사장으로
승진한다.

이 때 나이 33세.

합리적인 가격정책으로 대성공을 거둔 그는 프랑스 최대 자동차회사인
르노의 독일법인 사장으로 스카웃된다.

그후 세계 2위 포드의 독일법인 사장,세계 4위 폴크스바겐 사장에 올랐다.

그는 경영의 귀재뿐만 아니라 40대 후반에 첫사랑과 결합한 순정파였다.

유년 시절 외가댁에서 경험한 시골 정서를 간직한 채 고교 때의 소녀를 평생
잊지 않고 지낸 인물.

그 풋풋한 인간미는 세일즈맨 시절 폭발적인 판매실적으로 나타났다.

그는 치밀하게 고객관리 카드를 작성하고 여성을 고객으로 끌어들였으며
상담도 주로 부엌에서 했다.

그의 "첫 20" 이론은 유명하다.

모든 세일즈는 첫 20초, 첫 20걸음, 첫 20마디 안에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드디어 물건보다 사람을 보고 구매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그가 한달에 자동차 42대를 팔 수 있었던 비결이 여기에 있다.

문학도였던 그는 예술을 이해하고 이를 광고,홍보에 도입해 빅히트시켰다.

낙엽을 입힌 가을차, 얼음을 덮어씌운 겨울차, 디스코텍 무대의 춤추는
차를 연출해낸 것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로 자사의 이미지를 높였고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을 폴크스바겐 공장에 초대하는 등 유명 정치인과도 교분을 다졌다.

동유럽이 무너졌을 때는 누구보다 먼저 그곳에 진출해 시장과 생산시설을
선점했다.

그 결과 폴크스바겐은 롤스로이스 아우디 등을 흡수, 9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유럽 1위 회사로 발돋움했다.

이 대목은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북한 진출전략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
이다.

그가 포드에 근무할 때 야심적으로 도입했던 팀제는 보너스제까지
병행했으나 우여곡절끝에 실패했다.

이 과정도 훌륭한 반면교사다.

그는 환경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여성을 배려하는 차가 성공할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 자동차회사들은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자동차 개발에 사업의
성패를 걸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자동차가 승자가 될 것이라는 그의 예견이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

여성의 자동차 소유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레저용 차를 개발하자는 주장,
미니버스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생각, 안전장치를 보강한 차를
시판하려는 계획, 전기자동차 개발 등은 그가 실현시키지 못한 아이디어였지
만 역시 탁견이었음이 증명되고 있다.

프랑스 미국 독일의 자동차회사 핵심부를 두루 거치면서 겪은 마케팅.경영
체험은 읽는 재미뿐만 아니라 후발주자인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준다.

그는 경영자의 덕목 중에서도 "사랑"을 유독 강조한다.

이는 그를 공부시키기 위해 수위로 일한 아버지의 유산이기도 하다.

"누구나 사랑을 필요로 한다. 경영자든 노동자든 커뮤니케이션과 이해,
존경으로 표현되는 모든 인적자원의 관리요소도 한마디로 사랑이다.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은 최대의 능력을 발휘한다"

그는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적인 경영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영대학과 영국의 비즈니스스쿨, 독일의 직업학교를 접목시킨
3년제 대학이다.

그는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국제녹십자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군비축소와 환경보호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사무실에는 아직도 유럽의 경영인과 정치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