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농사를 지어보라. 자신이 씨 뿌려서 새싹이 돋고 작물이 자라 맛있는
음식으로 돌아온다는 게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일이 끝나고 등 뒤로
물든 저녁노을의 평화와 땀을 식혀주는 바람,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으로
가는 길은 또 얼마나 따뜻한가"

안철환(37.전국귀농운동본부 출판기획실장)씨가 펴낸 귀농 현장보고서
"희망의 밭을 가꾸는 사람들"(안철환 저, 마가을출판사, 8천5백원).

책갈피마다 풋풋한 흙내음이 묻어난다.

이 책에는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귀농자와 농사꾼 이야기(1부),
초보자들의 귀농 준비 가이드(2부), 특용작물로 땅과 호흡을 나누는 사람들
(3부),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유통업및 주말농장, 카페에 관한
내용(4부)이 담겨 있다.

앞리를 들추면 방태천에서 그림과 농사일을 병행하는 "하늘밭 화실"의
최용건 화백 얘기가 펼쳐진다.

곧이어 유기농사를 지으러 벌교로 귀농한 김준영씨와 의성에 정착한
"너른 마당"의 농장주 김현권.임미애 부부의 삶이 이어진다.

내린천에서 토종벌과 약초를 기르는 강찬수씨의 설피밭, 곤지암에서
전원카페 "들꽃풀꽃"을 운영하는 김혜윤씨의 푸른 이야기도 싱그럽다.

특산물 가공으로 도.농간의 다리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소개돼 있다.

강화 순무골 대표 권국원씨,속리산 화양계곡의 곰뵈네농원 대표 김상식씨,
푸른마을사람들 대표 김기열씨 등의 귀농인생이 그것이다.

이밖에 주말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들로 나가거나 녹색사업으로 꿈을 키우는
사람들의 모습이 살갑게 그려져 있다.

책 중간중간에 영농형태와 주부부업, 농산물 가공업, 관광농원에 관한
"정보수첩"이 10꼭지나 들어있다.

부록으로 "농지 구하기 전에 알아둘 점" "영농자금 알고 써야 탈이 없다"
"귀농전에 반드시 체크해야 할 10가지 사항"도 정리돼있다.

저자는 안산과 시흥 접경지에서 8백여평의 밭을 임대해 벗들과 함께
주말농사를 짓고 있는 젊은 농군이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