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는 18일(현지시간) 3박4일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남아공 방문에서 김 총리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외교역량이 크게 강화됐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남아공을 방문한 데다 남아공이
아프리카 역내 국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남아공 정부 당국자들은 우리 정부가 타보 음베키 신임대통령 취임식과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이임행사에 김 총리를 경축사절로 보낸데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북한이 음베키 대통령 취임 경축사절로 주 탄자니아 대사를 파견한 반면
우리는 김 총리가 참석함으로써 대조를 이뤘다.

이는 아프리카 지역, 특히 남아공에 쏟는 우리 정부의 관심과 정성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 92년 한국과 수교한 남아공은 95년 7월 만델라 대통령에 이어 98년
4월에는 음베키 당시 부통령이 방한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외교통상부 장관이 두차례 남아공을 방문하는데 그치는
등 양국간 인사교류는 불균형을 이뤄온 게 사실이다.

이밖에 김 총리는 남아공 방문기간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과 접촉, 리비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또 폰 바이츠체커 전 독일대통령에게 대북 햇볕정책을 설명하는 등 남아공
에서 3개국을 방문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김 총리의 순방중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 우리
군과 교전하는 사태가 발발함으로써 김 총리는 "위기상황시 국내를 비웠다"는
심리적인 부담을 안게됐다.

이 때문에 김 총리는 순방기간 임동원 통일, 조성태 국방장관과 김용채
총리비서실장 등으로부터 수시로 안보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대책을
숙의하기도 했다.

< 케이프타운=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