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은 금년초에만 해도 잊혀져 있는 증권시장이었다.

증권회사 영업점 직원들까지 코스닥 주식에 투자하는 일반인은 약간 색다른
투자자로 분류하는 형편이었다.

투자신탁같은 기관투자가도 현대중공업이나 평화은행같은 코스닥의 일부
대형주에만 관심을 가질뿐 시장 전체의 흐름에 대해선 무관심했다.

그러나 서울방송등이 코스닥 등록 절차를 밟은 올 4월께부터 코스닥 시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예기치 못한 코스닥 열기는 6월16일 현재까지도 이어졌다.

<> 코스닥 열기의 배경은 =증권업계에서 손꼽고 있는 코스닥주식 상승요인
은 10가지가 넘는다.

구조적으로 코스닥 주식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이 갖추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우선 대외 신인도가 높은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 등록을 추진하면서
"코스닥에서는 살 만한 주식이 없다"는 기존의 부정적인 시각이 자취를
감추었다.

서울방송 매일유업 보양산업 등 3사가 코스닥등록을 위해 주식을 공모할때
일대 청약 바람이 불면서 일반투자자들에게 "유명기업"들이 코스닥에서도
자리를 잡는다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미국 나스닥에서 인터넷주를 비롯한 첨단주들이 연초에 각광을 받은 사실도
코스닥 호재로 작용했다.

정부가 벤처기업 지원방안으로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고 거듭 강조
하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법인세 감면등으로 대기업들도 코스닥시장을 선호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도 보다 높은 수익률을 쫓아 코스닥시장으로 달려들고 있다.

일반 장내시장의 수익률 게임에서 한계를 느낀 투신사들이 새 간접투자영역
으로 코스닥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한 코스닥 공모주 청약이 잇따르고 올들어 신규등록 주식들이 대부분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와함께 기존의 코스닥주식을 매입한 사람에게 공모주를 많이 배정하는
현행 청약제도도 일반인의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이밖에 코스닥에는 프로그램매매같은 복잡한 주가 변수가 없고 기관및
외국인의 입김에 놀아날 염려도 없다는 이유로 코스닥을 찾은 일반 소액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거래소 시장에서 "왕따"를 당한 일반인들이 코스닥을 찾는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저금리 현상으로 재테크에 고심해온 일반투자자들이 코스닥도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는데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 상승열기 언제까지 =증권전문가들은 최근의 급상승 추세로 단기 하향
조정 국면은 언제든지 따라 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큰 그림은 상승추세라는데 이견을 다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대신증권의 김성진 기업금융2팀 차장은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연내에
코스닥지수가 2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의 코스닥 지수가 167 수준임을 감안하면 20% 이상의 추가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진 차장은 외국인 투자자도 매료시킬 만한 몇몇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
등록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

코스닥 증권은 일반투자자들이 장세를 완전하게 주도하는 시장이다.

일반투자자 비중이 90% 이상으로 장내시장의 70% 수준과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난다.

현재 일반인들의 코스닥 투자심리가 매우 고양돼 있기 때문에 첨단주식
외에도 제조및 은행주같은 대형주로도 상승열기가 빠르게 확산돼 코스닥에서
사상 유례 없는 "큰 장"이 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는게 증권가의 관측
이다.

대우증권의 이태윤 투자전략팀 위원도 "최근의 급등국면으로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지만 갑작스런 폭락사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 말했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