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8천만원짜리 에메랄드 반지 팔렸습니까"

"1억8천만원짜리 다이아몬드 시계를 사고 싶은데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 자리잡은 불가리 귀금속매장에 초고가 귀금속의
구입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어 옷뇌물 의혹 사건에 이어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불가리는 1백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초일류 귀금속
브랜드.

지난 5월초부터 총 13점의 고가 보석 시계류만 모아 특별 전시 판매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전세계의 불가리 매장을 차례로
돌며 판매중인 이들 보석 시계는 불가리 제품 가운데서도 최고중의 최고품
만을 선정한 것이다.

평상시 매장에 진열된 불가리 제품의 가격이 평균 1천만원 정도인 것에
비해 무려 10여배에 달하는 가격대다.

워낙 고가품인 탓에 불가리의 한국지사측도 이번 행사에 대해서는 조심
스러운 입장이었다.

전세계 순회판매 예정지중 당초 계획에 한국 시장은 포함되지 않았다는게
불가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고급 멤버십 잡지에 이미지 컷으로 나간 제품 사진을 보고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해 국내에도 들여오게 됐다는 것이다.

불가리는 매장에 드러내 놓고 전시하기 보다 VIP 고객만을 초대, 은밀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개별적으로 제품을 소개하는 판매방식을 쓰고 있다.

고객이 모델을 보고 주문하고 선금을 내면 로마 본사에서 제품을 보내주는
식으로 영업중이다.

불가리 관계자는 얼마나 팔렸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예상외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게 솔직한 대답이다.

보석알이 큰 고가품일수록 반응이 좋으며 특히 "콰드라토 보석시계"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다고 말하고 있다.

콰드라토는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를 촘촘히 박은 디자인의 제품.

개당 1억8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이 시계는 이미 꽤 여러개가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6캐럿에 달하는 에머랄드가 가운데 박혀 있고 주변을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 루비로 장식한 2억8천만원대의 반지에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불가리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물건을 본 후 바로 그 자리에서 결정하기
보다 서너차례 전화통화나 재방문을 통해 가격을 흥정한 후 구입한다고
밝히고 있다.

불가리는 이번 행사를 이달말까지만 하려 했으나 상류층 고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2주간 더 연장할 계획이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