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3월 미국의 대형 할인점인 K마트의 조셉 안토니니 회장이 경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K마트의 최대 경쟁자였던 월마트가 업계 절대강자로 등극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안토니니 회장이 취임한 87년만 해도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월마트가 승리를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유필화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의 신간 "사례로 배우는 경영의 슬기"(한언
출판사, 1만4천원)는 월마트처럼 세계 굴지 기업들의 성공 또는 실패사례를
통해 경영의 지혜를 모색한다.

주제별로 구분된 사례마다 이론적 토대와 깊이있는 분석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총 5부중 1부는 "핵심경쟁력"이라는 화두로 월마트, 루이비통, 3M,
하겐다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의 경쟁우위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AT&T, AMD, 휴렛팩커드, GM 등의 케이스를 통해서는 경영에 있어서의 공격과
방어의 묘수를 살펴본다.

2부 "기업의 성패는 결국 고객에 달려있다"는 IBM과 싱가포르항공, 클럽메드
등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성공 마케팅 기법을 분석했다.

3부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에서는 SAS 질레트 등이 뚜렷한 경영철학을
발판으로 기업역량의 완급을 적절히 조절했던 예를 들었다.

4부 "독일기업에서 배운다", 5부 "사례로 배우는 국제 마케팅"은 여러 나라
기업들의 경영전략과 세계 시장 진출 전략을 추적한다.

이 책은 소위 잘나가는 산업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업종에서 사례를
발굴해 폭넓은 시각을 제공하는데 역점을 뒀다.

대부분이 90년대에 일어난 최신사례로 꾸며져 있어 실감을 더해준다.

"경영전략서적"이라는 다소 무거운 장르지만 몇가지 사례를 제외하고는
짤막한 이야기로 구성돼 읽는 부담도 한결 덜하다.

"쉽고 재미있게 그러나 한줄을 읽더라도 배울 것이 있도록 했다"는게 저자의
꼼꼼한 배려다.

IMF체제 이후 한국 기업들의 혁신을 외치는 경영전략 서적이 봇물을
이루지만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라"는 공허한 구호만 난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책은 구체적 케이스 스터디와 분석을 통해 현실적인
경영지침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히 돋보인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밟아온 흥망성쇠의 궤적을 엿보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그 현주소를 점검하고 성공경영으로 나아갈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