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에 돈을 맡기면 알아서 주식.채권.뮤추얼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운용해 주는 랩 어카운트(Wrap Account.자산종합관리계좌)가 올 하반기
에 도입된다.

이에따라 증권사 업무가 중개(브로커리지) 위주에서 자산운용 중심으로
크게 바뀌고 위탁수수료 자유화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12일 증권업협회는 올 하반기중 랩 어카운트를 도입키로 하고 대우.
현대투자신탁 등 대형증권 5개사를 중심으로 추진대책반(task force)을 구성,
구체적 시행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랩 어카운트는 지난 75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였으며 일본은 작년
12월 도입됐다.

박병주 증권업협회 상품개발팀장은 "위탁수수료율이 자유화되고 뮤추얼펀드
와 주식형수익증권이 다양해짐에 따라 올 하반기중에 랩어 카운트를 도입
한다는 원칙에 대해 증권사 금융감독원 재정경제부 등이 모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랩 어카운트를 도입하기 위해선 재정경제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증권사가 주식일임매매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부분이 해결되면
언제라도 랩 어카운트 업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 관계자도 "증권사가 투자자문사와 제휴를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랩 어카운트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가 일임업무 허용을 요구하는데 대해 "현재도 비공식적
으로 일임매매가 이뤄지고 있어 검토해 볼수 있으나 이를 공식적으로 허용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랩 어카운트가 도입되면 과도하게 높은 회전율이 시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안전성과 브랜드명의 중요성이 높아져 증권회사간 차별화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일석 대우증권 사이버부장은 "랩 어카운트가 도입되면 위탁자산을 돌리는
것보다 덩치를 키우는게 중요해진다"며 "랩 어카운트는 위탁수수료 자유화에
따라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지를 보전한다는 증권사와 저금리시대에
주식관련 자산운용을 효율적으로 하려는 투자자의 수요가 일치되는 제도"
라고 설명했다.

랩 어카운트 도입 추진대책반은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해 미국의 현황 등을
조사했다.

< 홍찬선 기자 hcs@ >

[ 용어설명 ]

<> ''랩 어카운트''란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맡기면서 자산운용에 대해 계약을 맺으면 그에따라
증권사가 자산을 대신 운용해 주는 계좌를 말한다.

현재의 증권사 브로커업무와 자산운용.투자자문사가 하고 있는 위탁운용
업무의 중간쯤에 해당한다.

랩 어카운트는 위탁수수료 율자유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미국은 랩 어카운트를 도입한 75년 위탁수수료를 자유화했다.

뮤추얼펀드와 주식형수익증권의 발달도 랩 어카운트 활성화의 전제 조건
이다.

미국에서는 뮤추얼펀드가 1만여개에 달해 개인들이 이가운에 유망한 것을
선택해 투자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증권사에 돈을 맡겨 알아서 운용해 달라고 위탁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