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학은 급변하는 주변환경과 더불어 많은 변화와 개혁을 당면과제로
맞고 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키워내야 합니다"

포항공대 정성기(54) 총장은 대학의 목표는 성장이나 시장점유율 확장보다
지적 우수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윤이나 소유권의 극대화보다는 지식을 창의적으로 생산하고 보급하는 데서
존재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항공대의 특성은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점입니다. 추구하는 교육내용의
핵심은 문제해결 능력의 제고와 창의성의 촉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불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두 개의 부싯돌을 서로 비비고 쳐야 하듯이 서로
다른 지적 사고 사이에 적당한 상호작용이 있어야 창의성이 촉발된다고
생각합니다"

정 총장은 또 과학과 기술 사이의 구분이 허물어지고 있으며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의 구분도 모호해져 과학적 원리와 이치를 파악하지 않고는 새로운
제품이나 공정을 개발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기술 기초 응용간의 상승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총장은 지난 5년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 교과과정 개혁 논의를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하고 2000년도 입학생부터 새로운 교과 과정에 의한 교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공대는 학생 교수 직원 연구원 시설 등에서 세계 유명대학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시스템 운영이나 학생 교수진의 창의성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간다면 오는 2010년 정도면 MIT에 도전할 수 있는 명문대학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교수진의 연구실적 역시 세계적 수준이라고 밝히고 양보다 질적인
향상을 위해 주력하겠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연구업적을 평가하고 잘하는 교수에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재임 중에 해외에서 찾아오는 교수와 연구원 등이 숙식은 물론 영어만
할 줄 알면 불편없이 지낼 수 있는 인터내셔널 하우스와 교수회관, 학술정보
센터 등을 마련하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뜻있는 기업가의 도움이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
했다.

또 산.학.연 공동연구 결과를 기업에서 전부 가져가는 기존의 관행이 개선돼
발명자를 배려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과 기업간에 체결된 장학사업이나 연구지원 등의 약속은 장기적
안목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기업들의 중장기 기술개발에 약화를 아쉬워했다.

정 총장은 연세대를 나와 72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87년 포항공대
개교와 함께 교수로 귀국 지난 98년에 제3대 총장에 취임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