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사슴장식 구멍단지(높이 15.7cm. 출토지 미상)를
볼 수있다.

사슴 두 마리가 나란히 달려있는 가야시대의 토기유물이다.

가야지역에 사슴이 살았다는 기록은 전혀 없는데도 이곳 선민들은 사슴을 이
토기에 붙여 사용했다.

사슴은 시베리아지역 샤만들에게 귀중한 상징이었다.

샤만들은 사슴뿔로 만든 관을 사용하면서 주술을 부렸다.

아직도 북방 시베리아민족들에게 이 전통이 남아 있다.

가야인들이 원래 살았던 곳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단지에 재미난 것이 하나 더있다.

바로 배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이다.

이 구멍의 용도도 불확실하다.

제의때 구멍에 대롱을 달아 술병으로 활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학자들도
있다.

가야인들의 토기에는 이밖에 말 멧돼지 거북이등의 동물토우가 많이 붙어
있다.

이 토기들의 사용처는 아직 모른다.

일부 학자들은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보내는 장송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추정
하기도 한다.

가야토기는 일본으로 전해져 일본 고분시대의 대표적인 토기인 쓰에키의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가야토기는 왕국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신라토기의 영향으로 소멸되고 만다.

이 토기는 출토지가 불분명해 아직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