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홍 <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Johnkoo@lge.co.kr >

최근 몇년 사이에 아주 절실하게 느낀 것이지만,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살아 남는 길은 결국 브랜드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전에도 코카콜라의 브랜드가치가 무려 3백60억달러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충 잡아도 43조원이 넘는다.

매출액도 아니고 브랜드가치가 이 정도라면 브랜드의 힘 앞에 새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에 비하면 우리 상품의 브랜드가치는 실로 미미하다.

여전히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대만큼 높지 않은게
현실이다.

이래가지고는 세계시장에서 살아 남는다고 자신할 수가 없다.

다행히 최근들어 몇몇 브랜드가 세계시장에서 점차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이미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브랜드가치를 높여간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요원한 일은
아닐 것이다.

브랜드가치란 단순히 상품만 잘 만들었다고 해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광고나 홍보만으로 가능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 모든 자원과 기업활동, 이를테면 상품이나 광고는
물론 기술, 디자인, 인재, 사회공헌활동, 마케팅, 서비스, 그리고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모든 실체적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브랜드를 형성한다.

브랜드는 대단히 총체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는 고객에게 편리함과 유익함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고객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야말로 진정한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기업의 가치는 사실상 브랜드가치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브랜드의 가치에 따라 그 기업의 위상이 달라지고 해외사업도 큰 영향을
받는다.

바야흐로 글로벌 마케팅시대, 이 시대에 하루속히 세계시장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 브랜드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