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열 < 전 한국신용정보 사장 >

사람들에게 존경이나 사랑을 받으면서 자만에 차있는 삶보다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겸손한 삶이 보다 값지고 귀한 것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인생을 긍정하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일시적으로 부와 명성을 얻어서 성공한 것처럼 허세를 보이며 살아가는 삶이
한때는 화려하고 그럴듯하게 보인다.

그러나 어느 날 새벽 문뜩 잠에서 깨어 고독을 느낄 때에 그 허무감을
무엇으로 위로를 받을 것인가.

이럴 때에는 마음맞는 친구나 선배와 더불어 푸른 잔디가 있는 초원으로
달려가 보자.

삶의 또다른 면을 찾을수 있다.

남아공의 어니엘스는 지난 94년 젊은 나이에 US 오픈챔피언에 등극하여
첫마디로 "내가 잘 쳤다기 보다는 골프코스가 나를 거부하지 않은 덕분이다.
미국코스가 갑자기 좋아졌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해에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한 존 데일리는 "나는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며 바람을 대해야 함을 깨달았다. 바람이 샷을 망치는 것이 아니라 도울
수 있음을 알게된 것이다. 잭 니클로스가 나에게 바람과 싸우지 말라고 충고
한데서 깨닫은 것으로 정말 큰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정상에 선 이 두 사람의 말은 겸허하게 자연의 이치에 순응해야 한다는
것으로서 순리에 따르는 것이 모든일의 정도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중국 송나라 때 왕환지의 가르침 한마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수레를 탈 때에는 항상 전복되어 땅으로 떨어지리라는 자세로
대처하고 배를 탈 때에는 항상 그 배가 난파되어서 빠지리라는 자세로
대처하며 높은 자리에 있을 때에는 항상 불우해지리라는 자세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골프의 경우 그날따라 초반에 플레이가 잘 풀려도 자연여건이나 심리적인
영향으로 갑자기 난조에 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플레이에 임해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오만과 자만을 버리는 겸양지덕의 교훈을 골프에서
터득해 봄직 하지 않을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