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업공사는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후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이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이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일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97년초 4백여명이었던 직원수는 1천3백여명으로 늘어났다.

조직규모가 3배 이상으로 커졌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성업공사 빌딩만으로는 직원들을 모두 수용할수
없게 됐다.

주변에 있는 3개건물을 임차해서 사용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IMF위기가 끝나면 성업공사의 미래는 어떨까.

매년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는 거대한 기업으로 계속 살아남아있을 수
있을까.

성업공사 임직원들은 "지금처럼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
만 예전처럼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금융기관의 부동산을 경매 또는 공매처리하는 업체가 아니라 "자산관리회사"
(Asset Management Corporation)로서 위상을 갖춰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업공사의 비전은 "5년후 세계 초일류 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실채권 정리기금업무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이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적.체계적인 대형 배드뱅크(Bad Bank.
부실자산전문은행)로 발전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자산관리능력을 확보하고
<>지금까지 해온 부동산관련 전문기관 역할을 계속 수행한다는 플랜을 짜
놓았다.

정재룡 사장은 "2003년부터는 부실자산 처리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서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겠다"고 자신한다.

성업공사는 지금까지 미국 골드만삭스와 론스타 등에 1조원에 가까운
부실자산을 처분했다.

론스타와는 공동으로 투자관리회사(허드슨 캠코 어드바이저스.차정화 대표)
를 만들었다.

공동투자방식으로 이익을 늘리고 부실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선진기법
을 받아들이기 위한 정책이었다.

성업공사의 발전방향은 성업공사법(금융기관 부실자산 등의 효율적 처리 및
성업공사 설립에 관한 법)개정안에 잘 나타난다.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2천억원이었던 수권자본금 규모를 1조원으로
늘리고 <>부실채권정리기금으로부터 부실채권을 매입할수 있는 근거조항을
만들고 <>부실기업 채무를 출자전환했을 때 그 주식을 인수할수 있도록
규정하고 <>출자전환부실기업에 대한 자금대여와 원리금상환을 보증하고
<>부실자산 인수자에 대해 금융지원을 하도록 관련법규를 고치기로 했다.

그러나 성업공사의 미래가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조직의 융합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난해이후 채용한 직원들은 모두 1년 계약직이기 때문에 정규직과 계약직
간에는 이질감이 팽배하다.

심광수 부사장은 "단기간의 조직팽창으로 인해 사원들을 단결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개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회사의 다양성을 키우는 방향
으로 운용하겠다"고 한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