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31일자) 먼저 신용평가를 제대로 해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 한햇동안 대대적인 금융구조조정을 벌였지만 하드웨어만 고친다고
    금융구조조정이 다된 것은 아니다. 지난 29일 금융감독위원회의 국정개혁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지적한대로 작년의 금융구조조정이
    하드웨어에 중점을 뒀다면 금년엔 소프트웨어 개혁을 추진하는 일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김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신용대출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신용대출이 부진했던 근본원인은 관치금융 이외에도 국내은행의 도덕적
    해이 탓이 컸다. 금융의 본질이 고객의 신용을 평가해 위험부담을 지는데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업여신의 경우 부동산 담보만 챙겼고, 개인대출의
    경우에는 연대보증을 강요함으로써 금융기관이 떠안아야 할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시킨 것이다. 다행히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도 뒤늦게나마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활성화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신용대출이란 말
    그대로 우량고객에게는 담보없이 대출해주고 불량고객과는 아예 거래하지
    않는 것인데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을 포함해서 국내기업들중 과연 얼마나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면 신용경색이 걱정된다고 정부가
    나서서 대출을 독려할 경우 관치금융의 폐해가 번지기 쉽다. 신용대출의
    관행을 확립하자면 금융자율이 전제조건인데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 우리
    현실이다.

    낙후된 금융하부구조도 신용대출을 가로막는 큰 요인이다. 신용대출을
    하려면 먼저 고객의 신용평가를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충분한 정보와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한다. 신용평가 모형개발은 그 다음 얘기다. 그런데 유감스럽
    게도 국내은행은 전문인력과 정보는 커녕 거래고객의 서류를 제대로 챙기기
    에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금융기관이나 신용평가기관들이 국세청의
    세금체납자료 등 공공정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또한 재정경제부가 지금까지 대출이나 지급보증에만 국한했던 "여신"의
    개념을 지급보증 대지급금, 어음.채권 매입액, 파생금융상품거래 등을
    망라한 "신용공여"로 여신 개념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은행법시행령을 고쳐
    내일부터 시행함에 따라 대출뿐만 아니라 회사채의 신용등급 평가도 중요해
    졌다. 특히 지난 97년 하반기부터 회사채 발행때 금융기관의 지급보증을
    받기 어려워짐에 따라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평가가 더욱 중요해
    졌다.

    문제는 한국신용평가 등 기존의 3개 신용평가기관이 그동안의 부실한
    평가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회사채 신용등급업무를 독점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 신용평가기관
    과의 제휴를 통해 기존 신용평가회사의 업무수행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민간
    신용평가기업의 진출도 허용해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

    ADVERTISEMENT

    1. 1

      트럼프의 독불장군식 이란 접근

      전쟁에 나서는 것은 한 국가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결정이다. 전쟁은 시작하는 것보다 끝내는 것이 어렵다. 빠르게 끝나는 전쟁은 거의 없다. 적의 예상치 못한 능력과 회복력에 맞춰 전쟁을 시작한 쪽은 전략과 목표를...

    2. 2

      [토요칼럼] 선순환하는 '선한 영향력'

      지난해 12월 연세대 대강당에선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자폐스펙트럼 장애 탓에 웃음과 울음마저 잃고 살던 아이들이 원하는 악기를 찾아 수개월간 연습한 뒤 합주를 선보였다. 1600석 규모 강당 무대에 오른 아이들은 ...

    3. 3

      [취재수첩] 법 왜곡죄 시대 난맥상 예고한 '빈손 특검'

      “결국 검찰에 판단을 떠넘긴 것 아닌가요.”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겠다고 밝히자 한 부장검사가 내뱉은 말이다. 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