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영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지난 3년간 계속된 반도체산업의 불황은 세계 D램 시장규모를 6년전 수준
으로 되돌려 놓았다.

계속된 가격급락으로 세계 반도체업계는 사업포기, 공장철수, 인수합병,
사업규모 축소, 전략적 제휴 등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국이 된 것은
경쟁사들의 사업축소나 포기에 따른 반대 급부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앞으로 반도체 시장은 경쟁력을 상실한 업체들의 사업재편 지속으로
메모리의 경우 4~5개 업체만이 생존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다.

또 수요의 80% 이상을 소비하는 PC시장이 TV시장처럼 포화상태가 되어
신규시장 개척보다는 대체수요에 크게 의존하게될 것이다.

D램 시장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청년기를 지나 이미 중년기에
접어들고있다.

이같은 환경을 감안할때 우리 반도체업계는 컴퓨터시장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한다.

상당한 시장 규모를 가지면서 사실상 표준화로 이끌어내 대량 생산이
가능한 품목을 전략품목으로 선정, 투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음향영상기기나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특정반도체를 선택하고
기존 부품의 반도체화에 집중 투입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또 오디오 제품의 카세트 테이프를 반도체로 완전히 대체한다는 목표로
플래시 메모리나 페로램 등 비휘발성 반도체 개발도 유망할 것이다.

중소 벤처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상당한 경험과 기술축적을 쌓은 반도체설계
전문인력들이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IP)을 갖고 창업한 경우가 많아 시스템
업계의 수주를 통해 전문성과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가는게 좋을 것이다.

그런 다음 독자적으로 새로운 산업의 표준화 제품을 개발하여 시스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중소업체들은 유망분야를 네트워크장비 등의 통신용 반도체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