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은 17일 8시5분전께 백악실 입구에 서 있다가 들어서는 이
총재를 맞아 악수 나눈뒤 "청와대에서 조찬하는 것은 처음이죠"라고 묻고
"시간이 나면 오찬을 하려 했는데 이렇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총재는 "조찬하는게 시간 여유도 있고 해서 도리어 더 좋다"고 답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북미간 금창리 협상 타결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고 이 총재도 "아주 잘 된 일"이라고 화답했다.

<>.배석자없이 오전 8시에 시작된 회담은 당초 2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보다 45분이나 늘어난 10시45분에야 끝났다.

회담이 길어지자 청와대 관계자들은 깊은 얘기들이 오가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회담이 끝난 뒤 두 총재는 각각 박지원 청와대대변인과 안택수 한나라당
대변인을 회담장으로 불러 들여 회담 내용을 구술, 발표토록 했다.

<>.이 총재는 총재회담을 마친후 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야가 대화통로를 뚫고 한 자리에 앉아 진지한 얘기를 나눴다는데 의미를
둔다"고 자평했다.

이 총재는 "의견대립으로 토론을 벌인 부분은 없었다"며 "현안에 대해 충분
히 하고 싶은 말을 했고 대통령도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을 말했다"며 흡족해
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정치개혁과 관련, 김 대통령과 견해차가 있었다고 밝혔다.

"헌법에 규정된 권력구조 문제(내각제 개헌여부)를 선결짓고 난 뒤 추진하는
것이 순서라는게 내 생각인 반면 김 대통령은 권력구조 문제를 먼저 결론내리
지 않고도 정치개혁 입법을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합의문에 정치개혁 입법을 조속히 처리한다고 돼 있지만 그렇다
고 해서 대통령의 의견에 승복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정치개혁 입법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의미였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 대해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총재회담 합의문의 정신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을 제거할 것"이라며 "여야는 이를 위해 정치개
혁 입법에 대한 입장을 신속히 정리해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안택수 대변인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여야 상생정치"의 단초가
마련되길 바라며 정치의 복원을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