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화학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전면 취소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은 15일 협의회를 갖고 경기화학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워크아웃이 실행중인 기업 가운데 지원이 중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화학은 이날부터 돌아오는 모든 어음을 막지 못할 경우 부도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1월 확정한 워크아웃방안에 대해
경기화학측이 약정 체결에 응하지 않아 이날 워크아웃을 종료하기로 결정
했다"고 밝혔다.

또 융통어음이 결제되지 않아도 부도처리하지 않던 유예협약도 이날 취소
됐다.

금융기관들은 당초 자본금을 3.95대 1로 줄이고 1백60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부천 공장부지(시가 2백억원대)를 2001년말까지 매각해 채무를 갚는 조건도
제시했었다.

그러나 경기화학은 자본금 감축및 출자전환이 이뤄질 경우 대주주의 경영권
이 박탈된다며 금융지원만 해달라고 버텨 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8일 확정된 워크아웃방안은 지난 4일 약정체결 마감시한
을 지키지 못했다.

마감시한은 9일과 13일까지 두차례나 연장됐다.

경기화학측 관계자는 "일시적인 현금흐름이 부족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출자전환으로 경영권을 박탈하려 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출자전환 지분을 나중에 대주주에게 되파는 "바이백옵션"을 행사할때도
가격을 액면가(5천원) 수준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금융기관들이 싯가를 주장,
협의가 결렬됐다고 덧붙였다.

또 권회섭 사장이 지난 1월28일 근로자의 임금 지급을 미루고 단체교섭을
거부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여서 자구계획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경기화학은 원예용 비료부문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비료
생산 전문 상장회사다.

90년대 중반들어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했으나 금융비용부담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96년을 제외하고 94년부터 연속 적자행진을 벌여오던 이 회사는 98년9월
12일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