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정부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제위기를 막기위해 9일
은행폐쇄, 집회금지, 근로자 공장복귀명령 등을 골자로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이같은 비상조치에도 불구하고 군부 쿠데타설까지 유포되는 등
에콰도르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브라질에 이어 에콰도르 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남미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상황 : 하밀 마후아드 에콰도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로
알바레스 내무장관을 통해 발표한 포고령에서 "총파업 위협이 계속되는 등
국가 불안이 가라앉지 않아 향후 6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마후하드 대통령은 또 지난 8일 단행한 은행 잠정폐쇄 조치도 11일까지
연장했다.

하지만 현지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이미 상황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카를로스 라레아테귀 은행연합회장은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국영 석유회사와 전력회사 노조들은 의회가 정부의 재정삭감 계획을
승인할 경우 석유 및 전력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최근에는 군부 구테타설까지 돌고 있다.

<>사태 배경 : 인구 1천2백만명의 에콰도르는 중남미에서 경제규모로 8위에
해당되며 농업과 원유생산이 주요 산업이다.

그러나 지난해 엘니뇨에 따른 홍수와 산사태로 26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데다 원유가마저 하락해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따라 지난해 경제성장율은 0%에 머문 반면 물가는 50%나 폭등했다.

또 정부의 재정적자는 12억달러로 불어났다.

특히 올들어서는 브라질 외환위기 여파로 덩달아 외화유출사태가 벌어져
정부는 지난달 12일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정부가 외화예금을 동결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가세해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졌고 지난주에는 급기야 은행 잠정폐쇄라는 극단적
조치가 취해졌다.

<>향후 전망 : 에콰도르는 1백60억달러의 외채를 안고 있으나 수크레화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외환보유고가 고갈돼 디폴트(대외지급불능)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에콰도르 정부는 사태수습에 자신감을 표하며 이에 관련된 종합대책
을 11일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아난 루시아 아르미요 재무장관은 이날 "강력한 재정개혁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대책의 하나로 수크레화 가치를 달러화에
고정시키는 통화위원회제도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에콰도르가 대외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제통화기금과 협상중인 12억달러 상당의 채무조정계획을
매듭짓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