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국민회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를 노리는 인사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청와대와 국민회의 등 여권내에서는 당 지도체제를 총재권한대행
체제에서 대표체제로 바꾸는데 이론이 거의 없는 상태다.

1인 대표체제로 가느냐 아니면 2인 공동대표체제로 하느냐 문제가 확정
되지 않아 여러 얘기가 나돌고 있지만 공동 대표체제로 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대통령은 대표 인선과 관련, 지난달 24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공동정권의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이만섭 당 상임고문과 이수성 민주평통수석부의장 등 영남권
대표주자들이 당 대표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고문의 당사 8층 사무실을 찾는 사람이 최근들어 부쩍 는 것도 사실
이다.

이 수석부의장은 당내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동교동의 맏형격인 권노갑 고문은 2년만에 당사에 첫 출근한 지난 4일
이 부의장과 친한 관계임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이 부의장이 자신을 형이라고 부른다"며 "형-아우" 사이임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년간 권한대행으로 당내 입지를 굳혀온 조세형 대행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조 대행은 지난 1월 권 고문의 측근인 조재환 박양수 씨를 대행비서실장과
사무부총장으로 각각 임명, 권 고문과의 제휴설이 한때 나돌았다.

조 대행은 또 김상현 고문 등 당내 일각에서 "경선을 통해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7일 "경선 불가론"으로 일축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선 주장은 자신이 굳혀온 지도부를 흔드는 행위로
간주하고 맞대응한 것이란 분석이다.

조 대행은 또 공동대표제가 되더라도 당 총재의 추천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인준될 것이라고 밝혔다.

2인 공동대표제로 갈 경우 "한 자리"는 자신의 몫이 아니겠느냐는 의미를
은연중 내포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충청권 출신인 김영배 부총재도 공동대표체제로 갈 경우를 염두에
두고 지지자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표를 꿈꾸는 인사들의 움직임이 이처럼 활발해 짐에 따라 조만간
당내 중진들간 역학관계도 서서히 변화될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