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추얼펀드와 주식형펀드의 열풍이 몰아친 지 어느새 3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12월말부터 올 1월중순까지 대대적인 인기몰이를 하면서 시중 돈을
끌어모았던 이들 펀드는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빛좋은 개살구"였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수익률을 내기는 커녕 원금을 까먹은 펀드가 1~2개가 아니다.

물론 아직까지 이를 만회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지만 투자자들의 불안한
마음은 좀처럼 가셔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는 펀드 근처에 얼씬도 않겠다"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개중에는 은행예금이나 공사채형 수익증권 금리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펀드도 간혹 있다.

펀드별로 격차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작년 말부터 지난 1월께 만들어졌던 뮤추얼.주식형 펀드가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해당 펀드매니저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주가가
설정 당시보다 크게 떨어진 게 결정타로 작용했다.

600을 넘어 650까지 치솟았던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월중순에 비해 20~30%
하락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공격형 펀드의 수익률은 펀드매니저 개인의 운용
실력보다 주가 등락에 크게 좌우되게 마련이다.

올 1월께 설정됐던 주요 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대부분 50%이상이었으며
80%를 넘는 펀드도 상당수에 달했다.

<> 안정형 펀드의 유행 =최근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자 뮤추얼.주식형펀드
가 다시 조명받기 시작하고 있다.

주가가 뜨기 시작하면 으레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지난 1월과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투신사들이 최근 내놓은 상품을 보면 한결같이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낮은
안정형 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 보자는 것이다.

지난 1월에 나왔던 펀드들이 무리한 수익률 경쟁을 위해 주식편입비율을
크게 늘리는 바람에 되레 큰 손실을 입고 말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투신사 영업부 관계자는 "최근에는 주식편입비율이 낮은 안정형 펀드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새로 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은 고수익
에는 고위험이 뒤따른다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펀드 투자에 수익성보다 안정성이 강조되고 있는 셈이다.

<> 안정형 펀드는 어떤 게 있나 =발매 첫날 7천억원의 뭉칫돈이 몰린
현대투신운용사의 "바이 코리아"가 대표적인 상품으로 분류된다.

현대투신은 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을 20~50%이내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20~30%만 주식에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나머지는 채권 현금자산등 안전한 곳에 투자해 시중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앞서 대한투신은 주가가 떨어져도 원금 손실이 가지 않도록 설계한
원금보전형 주식형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펀드 자산을 채권 CP(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등에 일정기간
투자한뒤 여기서 생긴 이자수익 범위내에서 주식에 투자한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채권에서 벌어들인 이익금 이내로 손실이 제한되기
때문에 원금이 보전된다고 할 수 있다.

또 6개월내 8%, 9개월내 12%, 1년내 15%의 수익률을 달성하면 주식을 모두
팔아 채권에만 투자하는 공사채형 펀드로 자동전환되는 특징이 있다.

대한투신은 실세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원하는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고객들을 위한 상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교보투신의 교보천리안 펀드는 주식편입비율을 20%이하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국고채등 부도위험이 없는 국공채에 투자하고 있다.

퇴직금등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리는 데 적합한 상품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알바트로스 펀드도 안정형 펀드로 분류된다.

이 펀드는 펀드 자산의 80%이상은 채권 현금자산에 투자하고 20%이하만
주식에 투자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 12월23일 설정된 이 펀드는 현재 수익률 4%대.

뮤추얼펀드 중에서 최고성적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은 9일까지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투자자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최소 투자금액은 3백만원이다.

< 장진모 기자 j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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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주식편입비율 = 주식형 펀드라고 해서 펀드 자산을 모두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채권이나 CP(기업어음) CD(양도성 예금증서) 콜론등에도 투자한다.

주식편입 비율이란 전체 펀드자산 가운데 주식투자 비중이 현재 얼마인가를
나타낸다.

가령 1백억원짜리 펀드에서 주식에 5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면 주식편입
비율은 50%가 된다.

통상 주식형 펀드는 주식편입 비율에 따라 안정형(주식편입비율 30%이하)
안정성장형(31~69%이하) 성장형(70%이상)으로 분류된다.

주식은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주식편입비율이 높을수록 고위험.고수익
펀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펀드매니저들은 주가 상승기에 편입비율을 높이고 하락기에는 편입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투자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주식편입비율은 항상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변하게 된다.

단 상품 약관에서 규정한 주식편입비율의 한도내에서만 그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예컨대 펀드 약관에 주식편입비율이 30%이하로 정해졌을 경우 주가가 아무리
상승하더라도 펀드 자산의 30%이상은 주식에 투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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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성을 강조한 펀드 ]

< 주식형펀드 >

<> 바이코리아
-운용회사 : 현대투신운용
-판매회사 : 현대증권 국민투신
-주식편입비율 : 20~50%

<> 원금안전주식
-운용회사 : 대한투신
-판매회사 : 대한투신
-주식편입비율 : 채권투자의 이익금 범위내

<> 샛별세이프
-운용회사 : 중앙투신
-판매회사 : 중앙투신
-주식편입비율 : 30% 이하

<> 대표세금우대주식
-운용회사 : 한국투신
-판매회사 : 한국투신
-주식편입비율 : 20~40%

<> 교보천리안
-운용회사 : 교보투신
-판매회사 : 교보증권
-주식편입비율 : 20% 이하

< 뮤추얼펀드 >

<> 알바트로스
-운용회사 : 미래에셋 자산운용
-판매회사 : 삼성증권
-주식편입비율 : 20% 이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