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도 노후설계에 관심이 많았던것 같다.

그의 대표작인 "리어 왕"에는 노후를 자식들에게 의존하는 노후설계가
등장한다.

리어 왕은 재산을 나누어 주면 자식들이 자신을 극진히 보살필테니 편안하게
생애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자식한테 개인연금을 가입했다고나 할까.

이같은 자식 노후설계는 처음에는 먹혀드는 듯 했다.

리어 왕이 재산을 나누어 주는 동안에는 자식들이 서로 효도 경쟁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나누어 줄 재산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식들이 결탁해서 비정한 음모로 나이 든 아버지를 쫓아내고 만다.

결국 리어 왕은 눈보라치는 황야를 헤매면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주인공으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퇴직금 노후설계도 있다.

에티오피아의 구지족은 아버지가 나이들어 경제 활동에서 은퇴할 때도
노후생활을 위한 재산으로 황소 다섯마리를 남겨놓고 여분이 있으면 장남에게
상속하는 풍습이 있었다.

구지족에게는 소 다섯마리가 인생 퇴직금인 셈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퇴직금 중간정산이다 뭐다 해서 퇴직금 자체가 사라지는
판이니 퇴직금만 믿고 노후설계를 소홀히 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금년 4월 국민연금 확대 실시를 앞두고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노후설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과연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노후생활이 해결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현 체제를 기준으로 한달 소득이 2백19만원인 사람은 지금
소득의 23% 정도인 51만원을 국민연금으로 받는다.

국민연금액을 알아보는 공식은 간단하다.

자기 소득과 국민연금 가입자 소득의 평균값에다 30%를 곱하면 된다.

예를 들어 월평균 소득이 2백19만원인 사람은 자기소득 2백19만원과 가입자
소득 1백21만원의 평균값 1백70만원([1백21만원+2백19만원]/2)에다 30%를
곱한 51만원을 매달 받게 된다는 얘기다.

재미있는 점은 국민연금이 부부가 금실좋게 해로하는 경우는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점이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1년에 15만원(매달 1만2천5백원)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소득이 2백19만원이고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현재 돈가치로)
매달 52만원 정도를 받게 된다.

지금 돈가치로 매달 52만원씩 받는다면 과연 노후생활이 될 수 있을까.

국민연금은 신고소득이 낮아지면 나중에 타는 금액도 낮아지게 마련
이라는데..

국민연금 수령액={자기소득+신고소득}/2x0.3

문제는 이런 계산이 20년간 꾸준히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사람에게나
해당된다는 점이다.

만약 국민연금 납입기간이 20년에서 1년이라도 모자라면 1년 모자랄 때마다
5%씩 공제하고 국민연금을 지급한다.

소득이 2백19만원인 사람이라도 10년만 국민연금에 가입했다면 나중에 타는
금액은 매달 26만원에 불과하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노후설계 측면에서는 부족한 금액이다.

게다가 국민연금을 타는 시점도 문제다.

지금은 60세부터 국민연금을 탈 수 있지만 점차 국민연금 지급연도가
늦춰져서 나중에는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퇴직 시점을 55세로 잡을 경우에는 퇴직부터 국민연금을 타기까지 10년이란
공백기간이 생긴다.

그러면 10년 동안의 노후생활은 또 어떻게 하나.

우리 속담에 "가난은 나랏님도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이제는 나랏님도
노후대책은 어쩔수 없다는 말로 수정해야 할 판이다.

결국 자신의 노후설계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 문연아이디어 대표 myidea@ unite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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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개시연령 (20년 가입기준) ]

<> 1952년 이전 : 60세
<> 1953~1956년 : 61세
<> 1957~1960년 : 62세
<> 1961~1964년 : 63세
<> 1965~1968년 : 64세
<> 1969년 : 65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