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장단기금리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콜금리를 현수준에서 유지
하고 장기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콜금리의 하향안정화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인 회사채금리가 떨어지지 않아
그 차이(스프레드)를 줄이는데 주력하겠다는 의도다.

한은은 지난 수개월간 경기회복과 금융경색의 완화를 위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콜금리의 하향안정화를 추진했다.

콜금리 인하를 통해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는 수순을 밟았다.

이에 힘입어 콜금리는 지난해말 연 6.48%(한은 확정치 기준)에서 지난 3일
5.05%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한동안 동반하락세를 보이던 장기금리는 1월중순부터 오름세를 보여
단기금리와 차이만 커졌다.

무보증회사채(3년짜리) 금리는 지난해말 연 8.0%에서 1월말 8.13%, 2월말
8.65%로 높아졌다.

대부분 금융기관들이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되면 자금수요가 몰려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때문이다.

콜금리 하락을 통해 장기금리를 끌어내린다는 한은의 정책이 시장에 제대로
먹혀들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한은은 부작용을 우려해 단기금리는 현수준을 유지하는 대신
장기금리의 인하를 유도하는 쪽으로 정책의 변화를 모색하게된 것이다.

정책수단도 "콜금리 인하를 통한 장기금리 인하 유도"가 아니라 장기금리를
내리는게 바람직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내보내는 방식(open mouth policy)을
택했다.

그러나 이같은 한은의 통화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갈지 미지수다.

투신사 단기펀드에서 장기채권을 편입한 기간불일치의 문제가 4월중 불거지
면 장기금리의 급등이 예상되는데다 경기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