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숙 < 링크인터내셔널 대표 hschung@linklink.com >

며칠전 친구들을 만났다.

그중 한 친구가 "중학생인 아들이 "자바"라는 것에 온통 정신을 쏟아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컴퓨터를 뺏어버렸다"는 말을 했다.

중학생이 컴퓨터 언어 중에서도 차세대 고급언어인 자바를 만질 정도면
놀라운 일인데 친구는 그 가치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세상이 격변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 우리의 기존 상식을 깨고 있다.

경험하지 못한 전혀 다른 세계를 열어간다.

유능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화이트 칼라적인 지식인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가는 곳마다 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뛰어난 창의력으로 넘쳐흐르는
아이디어를 시시각각으로 쏟아내는"다이아몬드 칼러"가 다가왔다.

이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보화가 자리잡지 못한 계층이 있다.

바로 여성층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인터넷 사용자 중 여성은 18%, 특히 주부는 1.1%에
불과하다.

문제는 여성이 정보화 되지 않으면 비단 그 자신만의 불편함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사회구조상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 자녀들의 정보화가 자칫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네트스케이프를 설립한 마크 안드레센,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잘 알려진 야후를 설립한 제리 양 등은 모두 청소년 시절부터
컴퓨터나 인터넷과 관련된 환경의 자극을 받아온 사람들이다.

우리는 산업혁명에는 늦었지만 21세기 지식사회 구축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아야 한다.

그러자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우리의 자녀들에게 천재성을 발휘할 충분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진정으로 이 분야의 세계적인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기를 원한다면
가정에서부터 환경과 자극을 주어져야 한다.

어머니들이 대학입시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를 자녀들의
정보화에 쏟아줄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