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경 <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복사기나 컴퓨터.프린터같은 사무용 기기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하루종일 켜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하는 시간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대부분의 시간동안 이들 기기는 시동만 걸어놓은 자동차처럼 "공회전"
되고 있는 셈이다.

또 가정에서 사용하는 TV나 VTR도 전원만 끄고 플러그는 꽂아두는 것이
보통이다.

전원을 꺼놓은 상태에서도 전력은 조금씩 소모된다.

이렇게 소모되는 전력이 바로 "대기전력"이다.

한햇동안 소모되는 "대기전력"은 무려 5천3백74GWh다.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3천5백억원이 넘는다.

오는 4월부터 컴퓨터.모니터.프린터.복사기.팩시밀리.TV.VTR 등 사무실과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7개 품목에 대해 대기전력을 대폭 줄인 절전형 제품
을 본격적으로 보급한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각종 에너지절약형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작은 노력을 더욱 배가시켜 준다.

기존 형광등보다 20%가 절약되는 슬림형 형광등이나 백열등보다 70%나
절약되는 전구식 형광등도 나왔다.

절전형 제품들은 소비자가 아무런 불편없이 쓰면서 아낄 수 있게 해 준다.

보다 많은 제조업체에서 에너지절약형 제품 생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면 소비자들이 절전형제품 구매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렇게하면 제조업체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97%를 넘어서고 있다.

또 에너지 및 환경분야의 국제질서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세계기후변화
협약 등 환경규제의 압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이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생산업체,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나서서 신에너지절약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할 때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