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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칼럼] '사라져야할 텃세' .. 박영균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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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미국에서 돌아온 한 젊은 증권사 사장의 얘기가 화제다.

    어렸을 적에 미국에 이민가서 거기서 대학을 나온 강찬수 서울증권 사장이
    바로 그다.

    일반 샐러리맨으론 꿈도 꾸지 못할 36억원의 연봉을 받는다는 점이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는 이제 스타로 대접받는다.

    그는 한국인이다.

    초등학교 4학년때 이민을 갔기 때문에 우리말이 유창하다.

    그의 부인 역시 한국인이다.

    그러나 그가 한국이 낳은 인물일 망정 한국이 키운 사람은 아니다.

    미국이 만든 인물이다.

    아니 정확히는 조지 소로스라는 국제투자가가 만든 스타라고 해야 옳다.

    그런 거액을 받는 강사장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속내가 좋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과연 어떻게 했길래 그렇게 될수 있었을까하는 호기심이 더 컸을 게다.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가 앞으로 한국에서 제대로 해낼수 있을까.

    물론 그 답은 그의 능력에 달려 있다.

    하지만 만약에 강사장이 소로스의 회사가 아닌 한국계 증권 회사에 사장을
    맡는다면 어떨까.

    이렇게 질문을 해보는건 다름이 아니다.

    강 사장은 극히 두드러진 사례일뿐 앞으로 우리 주위에선 이런 일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 없는 기업이, 은행이, 심지어는 공기업
    이 많다.

    실제로 지난 주말 끝난 주주총회에서 외국인을 비상임이사로 뽑은 은행들이
    많았다.

    외환은행 국민은행 주택은행 등이 그랬다.

    비상임이사가 은행에 매일 나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사회에 참석해 중요 결정을 내린다.

    단지 외국인만이 아니다.

    옛날 같으면 있을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공무원 조직에 민간인 출신 전문가들이 기용되는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 일부 부처에선 변호사 회계사 출신들이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민간인 출신 공무원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국장급 이상 고위직의 30%를 민간에 개방하겠다는게 정부의 계획이다.

    과연 이제도는 뿌리를 내릴수 있을까.

    관료주의의 병폐는 고쳐질수 있을까.

    한마디로 회의적이다.

    관료주의 장벽이 쉽사리 무너질리 만무하다.

    그 장벽을 부수는 일을 관료에게 맡겼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얼마전 기획예산위원회에선 국제변호사 출신 민간 계약직 공무원이 공직에
    입성한지 9개월만에 사표를 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관료의 벽이 그를 내몰았다는 후문이다.

    민간인을 뽑자는 아이디어를 낸 부처가 바로 기획예산위원회이고 보면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우리는 유난히도 이방인을 경원시한다.

    외국인은 한결같이 그런 "차별"을 지적한다.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외국에 비해선 멀었다.

    같은 한국인끼리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텃세가 드세다.

    지역이 다르다, 출신학교가 다르다 해서 배겨내기 어렵게 만든다.

    한가족이 아니면, 고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면 믿을수 없다는 식이다.

    세계화 시대, 지구촌 시대에 외국인 차별은 야만이나 다름없다.

    은행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외부의 문화를 거부하는 조직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거나 같다.

    외래 문명의 우수한 점을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민족만이 살아남아 번성했다는 건 역사의 교훈이다.

    "지식면에선 아테네에 뒤지고 전투력으론 스파르타에 견줄 수 없었던
    로마가 1천년 이상의 번영을 누렸던 원동력은 로마인의 개방성"이란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박영균 < 경제부장 yg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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