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적 가치는 민주주의나 경제발전과 병용될 수 있다" "역사의
종언"이란 저서로 유명한 프란시스 후쿠야마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이날 "가치, 통치구조와 발전"을 주제로 열린 제1학술토론에서 아시아적
가치가 위기의 주범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지배구조와 경제발전"을 주제로 열린 제2학술토론에서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환란의 상처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선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에는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밍신
페이 프린스턴대 교수, 유종근 대통령 경제고문(제1학술토론회)과
개발독재모델 비판론자인 윌든 벨로 필리핀대 교수, 인도네시아 기업개혁
운동을 이끌어온 여걸인 마리 팡게트투 CSIS연구원장(제2학술토론회)등
전문가들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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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및 저널리스트(민주주의, 시장경제와
발전) =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사이에는 중요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연관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부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박정희 시대에 한국경제는 도약했다.

그러나 민주적 체제는 아니었다.

이후 중산층 증가로 정치적 자유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도력이 탄생했다.

따라서 경제발전은 능동적 민주주의를 가져온 강력한 요인이라고 볼수 있다.

정치적 격변은 특히 경제적 곤경에 처했을 때 발생한다.

개방적이고 유연한 정치체계를 가진 국가는 민주적이지 않은 국가보다
경제적 역경을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태국과 한국에서는 위기발발과 함께 중요한 선거가 있었고 이것은 이들
국가가 위기에 대처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 밍신 페이 프린스턴대 교수(정치적 제도, 민주주의 그리고 개발) =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모순되는 점도
있다.

실제로 경제개발을 가속화시키는 것만으로는 훌륭한 통치구조를 달성할 수
없다.

또 민주화만으로 통치구조를 즉각 개선할 수 도 없다.

훌륭한 통치구조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경제활동을 지배
하며 경제적 자유를 확대해 주는 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많은 개발도상국가를 볼때 민주화는 경제발전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경제발전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유종근 대통령 경제고문(한국의 가치, 문화 그리고 민주주의) = 금융
위기의 원인이 아시아 문화에 내재돼 있다는 주장은 아시아의 가치라는
개념을 무리하게 단순화한 것이다.

그보다는 대가족 제도와 건전한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법치에 대한 존중의
결여가 민주주의 실현에 핵심적인 장애물이었다.

아시아의 가치와 문화가 민주적인 통치구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느냐의
문제는 금융위기의 시작과 함께 논란이 돼 왔다.

서구와 아시아 사회가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 측면에서 볼때 근본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시아 사회들은 비록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았지만 민주적 가치들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

그보다는 대가족 제도와 건전한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법치에 대한 존중의
결여가 민주주의 실현에 핵심적인 장애물이라 평가할수 있다.

한국의 경우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농경사회적 문화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